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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S-Oil·SK이노, 등급하향 압력 노출" ②한상윤 S&P 이사 "정유업 부진 타개할 신사업 포트폴리오 찾기 힘들어"

한희연 기자공개 2014-12-11 10:23:23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0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울한 전망 일색인 정유업종의 업황 타개를 위해 국내 업체들 모두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각자 처한 환경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회사별 전략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GS칼텍스와 S-Oil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전망은 이미 지난 3월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앞으로 일정 기간 업황과 개별 기업의 대응계획과 영향 등을 모니터링 해 추가 등급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정유업황 악화를 보완할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한동안 석유화학 산업이 이를 보완해 줬지만 최근에는 정유와 석유화학 모두 어려운 모습이다.

한상윤 S&P 아태지역 기업신용평가부문 이사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유업체에게 석유 화학이 사실 정유 변동성을 받쳐주는 사업이었지만, 파라자일렌(PX) 등의 마진 상승은 시스템적인 수급 영향으로 앞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며 "최근에는 석유화학이 정유업과 사이클이 같이 떨어지는 모습이라 이런 부분도 국내 업체들에게 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 SK이노베이션, 대체 포트폴리오 찾기 어려워…배터리 사업도 난항 예상

S&P는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의 등급전망을 조정하면서 석유정제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2년 안에 EBITDA대비 차입금 비율이 신용등급 하향조정 전제조건의 3배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이사는 "3월에 등급전망을 조정했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유업이 그렇게 나쁘냐고 의아해 했다"며 "지금은 GS칼텍스나 S-Oil까지도 등급하향 받고 있는 업황 상태인데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사업도 생각처럼 되지 않으면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서도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경쟁사와는 달리 자동차 산업만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설명이다. 저유가로 정유업황 악화가 야기되면서 IT 배터리 사업에 투입할 재무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자원개발산업(E&P)의 경우 내년 실적 면에서 반짝 좋아지는 듯 보이겠지만 이는 펀더멘털이 좋아지기 때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윤정준 S&P 부장은 "기본적으로 유가가 빠지면 판매가도 그만큼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전망이 좋지는 않다"며 "만약 E&P는 쉽게 매각 할 수도 있어 필요하면 재원으로 쓸 수도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이 그런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GS칼텍스, 투기등급 직전 단계…업황하락세 뚜렷해 재무적 대응 효과 미미

GS칼텍스는 사실 국제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국내 3사 중 가장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업체다. 'BBB-(Negatve)'의 등급이라는 것은 사실상 투기등급 바로 직전까지 와 있다는 얘기다.

한 이사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3사 중 유일하게 잉여영업현금흐름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면서도 "과거 3~4년 동안 투자를 많이 했던 부분이 일단락이 되서 펀더멘털이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영업현금흐름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는 "단기적으로 투자가 적어서 재무적으로는 좋긴 하지만 워낙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라 중장기적으로 보면 투자를 안 하는 부분은 리스크"라며 "부진한 업황 하에서 GS칼텍스는 정유업은 정유업대로 고생하고, 석유화학은 워낙 SK이노베이션이 많이 앞서 나가 있고, S-Oil도 SK이노베이션과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어 GS칼텍스의 입지가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사를 의식해 무조건 투자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에 총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 이사는 "최근에 4저~5조 원 정도 들여 업그레이딩 투자를 했지만, 수익이 생각보다 나지 않고 있다"며 "저유가와 중국의 공급과잉 상황에서 회사는 나름대로 재무적 대응을 다 하고 있지만 업황의 하락세가 뚜렷한 편이라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 S-Oil, 대규모 투자 반영해 등급전망 하향조정…중장기적으로 턴어라운드 기회 기대

그나마 S-Oil에 대해서는 부진한 업황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S-Oil은 석유화학사업 쪽 프로펠렌 계열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규모는 3조~4조 원가량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미국과 중국에서 자급이 안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전망은 밝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한 이사는 "S-Oil의 대규모 투자는 정유업 불황 타개를 위한 고민의 일환"이라며 "미국에서 셰일오일 베이스의 석유화학은 나오고 있지만 프로필렌 계열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S-Oil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이번 등급 전망 하향은 없었을 것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한 이사는 "S-Oil은 상대적으로 재무수준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 없었다면 등급전망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평가사 입장에서 등급을 판단하는 것은 2016년 정도까지를 일단 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을 반영할 수 밖에 없었지만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설비가 증설되는 시점이 되면 타 경쟁사에 비해 이번 투자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무리하다'보다는 '가능성 있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이전의 투자 결정들이 성공적이었다는 이력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아람코라는 강력한 모기업이 있다는 점은 S-Oil의 신용도에 또 다른 날개로 작용하고 있다.

한 이사는 "S-Oil은 2009년 쯤에도 아로마틱스 투자를 대규모로 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업계에서는 초창기에 제일 먼저 투자해 수익을 많이 확보했었다"며 "S-Oil은 다운텀에서 투자해서 업텀에서 벌고, 또 다운텀이 왔을 때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등 엇박자로 나아가는 전략을 잘 쓰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 이사는 "S-Oil의 이번 결정은 재무적으로 등급에 하향 압력은 약간 있더라도 정유업의 모델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라며 "투자자금 또한 다양한 조달 루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조달할 듯"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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