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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경쟁 없는 현대상선, 힘 뺀 현대엘리베이터 현금사정 빡빡, 증자 절반만 참여...범현대가 지분 격차 충분

이길용 기자공개 2015-02-23 09:55:06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금사정이 빡빡한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배정된 물량 중 절반만 참여키로 했다. 신주인수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증자 참여 규모를 줄여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006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현대중공업·현대건설·현대삼호중공업 등 범현대가 계열사들의 증자 불참 가능성이 높아 지분 경쟁 필요성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3월 1000억원 회사채 만기 도래...현금 보유 넉넉치 않아

현대상선은 1차 발행가(7270원) 기준 2545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최근 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율은 22.03%.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증자에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561억 원이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에게는 부담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447억 원.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3월 9일 회사채 1000억 원이 만기 도래한다. 투기등급까지 떨어진 현대엘리베이터가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보유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증자 참여 대금을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해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증자 대금을 위한 차입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차입 자금이 증자에 쓰인다면 현대상선 지원 자금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대출에 난색을 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증자 참여 대금을 줄이고 현금 확보를 위해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중 약 45%를 시장에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신주인수권 275만 주를 주당 1360원에 매각해 37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주인수권을 처분하면서 증자 참여 규모는 249억 원으로 감소, 자금 융통에 한숨을 쉴 수 있게된다.

◇ 현대重·현대建 증자 불참 확실시...지분격차 늘어나

최대주주의 신주인수권 매각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지분율을 유지하고 실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배정받은 신주를 모두 인수하는 것이 정석이다. 최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매각, 실권을 일으키는 것은 투자자에게 나쁜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증자 구조를 설계할 때부터 배정된 물량 중 절반만 참여하는 방안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현대중공업(지분율 12.85%)·현대건설(6.06%)·현대삼호중공업(5.75%)은 분쟁이 마무리 된 뒤 지난 2012년과 2013년 현대상선 증자에 모두 불참했다. 이번 증자에서 이들의 불참이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지분 경쟁 부담이 없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신주인수권 중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자 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율은 20.54%로 하락한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건설 역시 증자 불참으로 인해 지분율은 각각 10.78%, 5.08%, 4.82%로 하락한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신주인수권 전량을 주당 970원에 매각했고 현대건설은 매각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특수관계인 지분 3.17%와 우호세력인 마켓빈티지(Market Vintage) 지분 8.74%를 합치면 지분율은 32.45%에 달한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건설의 증자 후 지분율 20.68%에 비해 크게 앞서기 때문에 지분 경쟁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신주인수권 매각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증자 참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신주인수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증자에 참여할 경우 실권 부담이 줄어들어 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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