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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전기, 지배구조 '키' 박영구 지분 어디로 박명구-박병구 경영권 분쟁 재점화 속 올들어 지분 매각

김장환 기자공개 2015-04-15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3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전기의 향후 지배구조에 '키'로 여겨졌던 박영구 금호전기 명예회장이 올해 들어 주식을 갑작스럽게 매각하고 나섰다. 박명구 대표이사 회장과 형 박병구 모빌코리아윤활유 회장의 지분율 경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특별한 움직임이 아닌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며 박 명예회장은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14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보유 금호전기 주식 2만7518주를 매도했다. 매각 당일 주가를 고려하면 총 매각가는 6억264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로써 박 명예회장이 보유한 금호전기 총 주식수는 67만2610주, 지분율은 9.73%까지 축소됐다.

매각 지분과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금호전기 지배구조가 최근 들어 특별한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도 눈길을 끈다. 박병구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동생 박명구 대표이사가 지분을 매집해 이를 추격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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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이사는 지난해 6월 소수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12월까지 6개월간 금호전기 주식 6만8589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12.15%대였던 지분율이 13.14%까지 올랐다. 개인 최대주주인 형 박병구 회장 지분율(14.52%)에는 못 미쳤지만 이전보다는 근접한 수준까지 따라잡은 지분율이 됐다.

지난해 박 대표이사의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재차 주목했다. 7년여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한 차례 불을 지폈던 사안이었다. 2008년 형 박 회장은 공격적 지분 매집으로 금호전기를 실제 경영하고 있던 박 대표이사와 박영구 회장 지분율을 앞질렀다. 회사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형제간 다툼으로 비쳐졌다.

박 회장이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멈추면서 당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일단락됐다. 동생 박 대표이사도 지분을 매집하는 등 반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박영구 회장 역시 마찬가지. 이후 금호전기는 박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박 대표이사, 박 명예회장이 뒤를 잇는 지배구조를 장기간 유지해왔다.

이를 뒤로하고 실질적인 경영권은 박 대표이사가 꾸준히 유지해왔다. 박 대표이사는 금호전기 창업주이자 금호아시아나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과 친인척간인 고 박동복 회장의 막내아들(5남)이다. 금호전기 최대주주인 박병구 회장은 고 박동복 회장의 차남으로 모빌코리아윤활유 사업에만 참여하고 있었다. 4남 박영구 명예회장은 2007년경 경영권에서 물러났고 '명예'직만 유지해왔다.

경영권은 박 대표이사가 장기간 유지해왔지만 최대주주가 박병구 회장이라는 점은 금호전기의 지배구조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2008년처럼 언젠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해 들어 박 대표이사가 갑작스럽게 지분을 매입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금호전기 지배권의 행보는 박 명예회장이 쥐고 있는 지분이 과연 어디를 향하느냐로 읽혔다. 박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10%대 달하는 지분을 형제 중 한 명에게만 몰아줘도 근접하기 힘든 지배력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해당 지분을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박 대표이사에게 돌아갈 몫으로 봤다.

하지만 박 명예회장이 갑작스럽게 지분을 매각하고 나서면서 이를 장담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박 명예회장이 금호전기 지분을 완전히 털고 나갈 가능성도 충분이 있다. 박명구 대표이사와 박병구 회장이 회사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향후 장내에서 치열한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호전기 측은 "2008년 이후 대주주들 사이에 지분변동이 그동안 크게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박 대표이사의 지분 매입과 박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회사 측으로서도 알 수 없는 사안"이라고만 꾸준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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