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14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진용 대한전선 사장은 평생을 전선업계에서 일해 온 사람이다. 최 사장은 1977년 대한전선에 입사해 1990년까지 근무한 후 한일전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1993년 일진그룹에 입사해 일진중공업과 일진전기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 사장이 일진전기 사장으로 부임하던 2005년 매출액은 4746억 원이었지만, 2011년에는1조 178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그는 추진력을 인정받아 일진전기에서 부회장까지 승진했고 전선업계에서 명성을 떨치게 된다.이런 최 사장을 눈여겨본 채권단은 대한전선을 변화시킬 새로운 리더로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최 사장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주채권은행의 대한전선 담당자는 추천 이유에 대해 "그가 과거에 지나온 길을 보면 알지 않느냐"며 "그는 자격이 있기 때문에 대한전선 사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대한전선은 최 사장이 대학 졸업 후 입사했던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 당시 국내 전선업계를 호령했던 대한전선은 현재 6년 연속 당기순손실, 관리종목 지정 등 여러 악재를 동시에 겪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25일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인해 진행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가까스로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났지만,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고 매매거래정지는 계속되는 상태다.
한국 나이 66세로 인생 2막을 사는 최 사장은 자칫 잘못하면 모든 책임이 따르고, 비난받을 수도 있는 대한전선 사장이라는 어려운 자리에 왜 도전 하는 걸까. 그의 도전정신은 해병대 군 복무 시절 배양됐을 지도 모른다. 그는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3학년 재학 중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신체검사에서 체중 미달로 불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해병대에 입대해 백령도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해병대 특유의 '군인정신'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최 사장에 대해 "업무에 있어 카리스마 정말 대단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 사장은 강한 리더십과 부드러운 대인관계의 균형이 잘 잡힌 인물로도 꼽힌다. 최 사장이 거쳐 간 이전 직장 사람들은 그가 평상시 예의를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하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마주치면 "좋은 하루 보내시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기자와 대화가 끝난 다음에도 "조언 감사하다", "이름 기억하겠다"며 배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최 사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이제 사장으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써는 말할 부분이 없고, 다음 기회에 향후 계획이나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왜 어려운 자리를 받아들였느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취임식도 하지 않을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는 최근 대한전선 임직원들에게 보낸 취임 메세지에서 '자신감'과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대한전선은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이고 최 사장 앞에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그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임직원들과 함께 위기에 처한 대한전선을 구하는 숙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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