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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못 바꾼 정부의 뉴스테이 [thebell note]

고설봉 기자공개 2015-05-28 08:45: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6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국토부와 대한주택보증이 주최한 뉴스테이 임대주택 리츠 설명회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전세난이 최고조에 다다른 때 정부가 들고나온 대책을 듣기 위해 기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기대에 못미쳤다.

임대차시장을 흔들줄 알았던 임대주택 리츠는 임대주택 공급자를 개인에서 기업으로 다변화하는 것 외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보증금과 월세도 시장에서 정해 놓은 룰 그대로를 따랐다.

숨막히게 오르는 전세가격에 서민들은 허우적대고 있다. 2년마다 이리저리 집을 구해 옮겨다닌다. 한 번 옮길때마다 전세값은 매번 올랐다. 돈을 구하기 위해 그들은 대출에 의존했다. 돈을 대주는 은행들과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들은 표정관리를 했다.

이 와중에 뉴스테이 임대리츠가 출범했다. 정부는 전세난을 잡겠다며 선진 임대차 문화인 월세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밝혔다. 전세는 한국만의 독특하고 기형적인 주택임대방법이라며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고 말했다. 정부는 월세시장이 곧 도래한다며 선진국 수준으로 시장을 정돈하고 제도를 정비한다고 밝혔다.

그 첫 과제로 양질의 기업형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을 투입하고 택지를 싸게 공급하며 사업의 물꼬를 터줬다. 그러나 판을 흔들것 처럼 말한 정부는 시장에 또 지고 말았다. 개인이 공급하던 월세주택을 기업도 공급하도록 길을 터준 것 외에는 기존 시장의 논리에서 단 하나도 바뀐 것은 없다.

미국 국적의 한 지인은 한국의 전세가 독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독특한 것은 한국의 월세라고 말했다. 매달 월세를 내는 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액수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에서는 월세계약을 할 때 한두달치 월세 정도의 시큐리티 디파짓(security deposit)을 지불할 뿐이다.

시큐리티 디파짓의 용도는 일종의 보험료 개념이다. 임차인이 살고 있는 동안 건물주가 보관하고 있다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 임차인에게 돌려준다. 다만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동안 주택에 손상을 입혔거나 더럽혔다면 임대인은 시큐리티 디파짓에서 수리비용을 공제한다. 또 월세가 밀렸다면 시큐리티 디파짓에서 월세를 뗀다.

정부는 뉴스테이 임대주택 리츠를 출범시키며 서민주거 안정을 외쳤다. 월세주택 공급으로 전세난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세도, 월세도 아닌 반전세가 전세난에 휘청이는 서민가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정부가 말한 선진 임대차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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