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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키튼' 안경호 현대해상 SIU본부장 "보험사기 갈수록 정교화…일벌백계 통해 신용사회 구축해야"

윤 동 기자공개 2015-06-23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7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만화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 히라가 키튼 타이치는 영국 보험사 로이즈의 보험조사원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보험사기 관련 살인이나 미술품 절도 등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그를 작중의 인물들은 '마스터'라고 부른다.

현대해상 안경호상무2
국내에서도 '마스터 키튼'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 현대해상의 안경호 SIU(보험사기특별조사팀) 본부장(사진)이다. 안 본부장은 1997년 현대해상이 처음 보험안심팀(SIU 업무부서)을 만들 때부터 해당 팀에 소속됐다. 중간에 감사실 등 다른 업무를 맡기도 했지만 국내 보험조사 업무가 만들어지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견인해온 개척자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SIU업무로 임원(상무)까지 승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나도 합격하기 어렵다는 손해사정사 자격도 1종(화재·특종), 3종(자동차), 4종(제3보험) 등 세 가지나 취득하는 등 전문성도 높다. 공인노무사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 심사원 자격도 갖췄다. 다재다능함에서도 마스터 키튼 못지 않다.

안 본부장의 사무실 벽에는 큰 화이트보드가 걸려있다. 대인, 물차, 장기, 일반·기타 등 4가지 항목으로 나뉜 화이트보드에는 최근 각 분야별로 꼼꼼히 살펴봐야 할 '위험 키워드'들이 적혀있다. 이를테면 대인에서는 사무장병원, 한방병원 건은 유심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단순히 '조사해야 한다'에서 그치지 않는다. 새롭게 알아보고 공부까지 마쳐야 보험사기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본부장은 최근 6~7년 동안 보험사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수법도 정교해지고 있다며 끊임없이 배워야 보험사기범을 잡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5년 전만 해도 사무장병원이나 한방병원 같은 건 없었는데 이제는 신경써야 할 게 너무 많아졌습니다. 항상 새로운 경제·사회 발전이 일어나고 그에 맞게 규제가 따라오지 못하는 틈을 타서 보험사기가 발전합니다."

안 본부장과 현대해상은 이런 보험사기의 위험을 빠르게 인지하고 부단히 준비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2004년 보험사기 조사업무 전산시스템과 2010년 FDS(이상금융거래감지시스템)를 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등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SIU 업무부서를 기존 보험조사부에서 임원급 기구인 SIU본부로 승격시켰다. SIU 담당 임원은 생·손보사를 통틀어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현대해상 연도별 보험사기 적발 현황

안 본부장은 최근 보험사기 흐름으로 탈(脫)자동차를 꼽았다. 그동안 보험사기를 하기 쉬운 자동차보험에 사기범이 몰리면서 손해보험사의 조사역량도 자동차보험 쪽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보험사기범들이 장기 보험 등으로 영역을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해상의 보험사기 적발실적을 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사기적발 금액은 2013년 대비 0.4% 상승하는데 불과했으나 같은 기간 장기·일반보험 적발금액은 33.1% 급증했다.

이 같이 보험사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는 것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기가 들통나더라도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보험사기에 발을 들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막기 위해 사법당국의 강력한 의지는 물론 현재 국회에 계류된 보험사기 특별법도 빠르게 통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범이 매년 억대 보험금을 타가고 이를 막기 위해서 보험사가 비용을 들여서 사기를 조사하는 이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해외처럼 보험사기범을 일벌백계해서 나머지 선량한 보험가입자와 신뢰를 구축해 간단한 심사만으로도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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