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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그룹, 전자사업 재기 가능성있나 새주인 SFA 경영권 획득 가능성 높아...사실상 재도전 어려울 듯

장소희 기자공개 2015-07-22 08:2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1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광그룹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SFA로부터 STS반도체통신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전자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SFA가 투자구조 상 STS반도체통신의 경영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재무 여력, 경영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보광그룹이 단순 투자자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SFA가 STS반도체통신에 투자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향후 43%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STS반도체통신은 SFA로부터 유상증자와 BW, CB 방식을 통해 총 1334억 원의 자금 유치 계약을 맺었고 채권단의 허가를 거쳐 발행 절차가 시작된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STS반도체통신은 자연스럽게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정확한 지분율은 행사 당시 결정되는 행사가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계약 시점에 가정한 전환가액(CB 2485원, BW 2760원)에 따르면 추가적으로 SFA의 지분이 13% 늘어날 수 있다. SFA는 BW와 CB 외에도 STS반도체통신의 유상증자에 737억 원을 투입해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만기 30년인 BW와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43%까지 지분율이 높아진다.

SFA는 이번 투자를 통해 사실상 STS반도체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상환부담이 없는 30년 만기 CB와 BW 투자금은 채권단 협의를 거쳐 워크아웃이 종료되면 자본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 BW도 비분리형이라 CB와 동일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광그룹의 경우 워크아웃이 종료된다고 해도 STS반도체통신의 지분만 일부 보유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핵심 전자계열사였던 STS반도체통신 마저 SFA에 넘겨주게 되며 사실상 반도체사업을 접는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번에 유동성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나머지 전자 계열사 일부(코아로직, BK E&T)는 법정관리 상태라 전자사업으로 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광그룹 전자사업에서 STS반도체통신이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봤을 때 이번 계열사 유동성 위기로 전자사업에서 발을 뗄 수 밖에 없는 모양새"라며 "STS반도체통신의 워크아웃 문제가 잘 해결돼 보광그룹이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SFA가 디스플레이 장비 등 전자업계에서 쌓아온 경영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SFA는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제조라인 물류시스템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SFA는 지난 1998년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탄생한 회사지만 오너인 원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SFA도 보광그룹이 매해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키워온 반도체사업을 될만한 사업으로 인지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도 있다고 알려진다. STS반도체통신의 사업이 다시 시작되면 기존 인력조직을 일부 정리하는 수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만 3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재무 여건이 넉넉하다는 점도 STS반도체통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꾸준한 설비투자와 연구비용 등이 투입돼야 하는 반도체업의 특성 상 SFA의 막강한 자금력이 STS반도체통신 경영권 사수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해석이다.

결국 보광그룹이 STS반도체통신을 중심으로 전자사업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유한 지분을 통해 투자수익을 얻는 것 외에 보광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지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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