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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C 회장, 개인회사 지분처리 '고심' ANTS, 일감 축소 직격탄..실적 개선 후 활용안 모색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24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2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신원 SKC 회장이 개인회사 지분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만큼 지분 매각 등 회피 방안 마련이 시급하지만 실적 악화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당장은 개인회사 가치를 최대한 높여 향후 계열분리 재원 마련 등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 대기업 계열사 간의 부당한 내부 거래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 원 이상이거나, 내부 매출 거래 비중이 12%가 넘는 곳이 규제 대상이 됐다.

SK그룹은 SK C&C와 SK텔레시스, SK D&D, 에이앤티에스 등 4곳이 포함됐다. 이후 SK그룹은 계열사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 규제를 회피해나갔다. SK C&C는 외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신수종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지배구조 재편 작업의 일환으로 ㈜SK와의 합병도 단행했다. SK D&D는 대응 방안으로 '기업공개(IPO)' 카드를 택했다. SK텔레시스는 실적 악화로 자금 확충 이슈가 발생하면서 최대주주였던 최신원 회장 지분율이 규제 범위 밑으로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가 바로 에이앤티에스다. 에이앤티에스는 통신장비 개발 ·제조업체로, 대부분의 매출을 계열사인 SK텔레시스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 6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또 에이앤티에스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오너인 최신원 회장이 100%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처음부터 최 회장이 에이앤티에스를 개인회사로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이상교 씨 외 3인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2010년 들어 최 회장이 이들 주주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오너 개인회사가 된다. 당시는 에이앤티에스 최대 매출처인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사업에 진출하며 외형을 키워나가던 때다. 최 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던 SK텔레시스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투자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최 회장에게 큰 짐이 됐다. SK텔레시스가 시장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2011년 9월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에이앤티에스까지 후폭풍에 휘말렸다. 당장 사업 철수가 이뤄진 그 해에 에이앤티에스 매출이 1080억 원에서 672억 원으로 40%나 쪼그라들었다. SK텔레시스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내부 일감 규모가 100억 원이나 줄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에이앤티에스

또 매출채권 회전율이 떨어지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2012년 에이앤티에스 부채비율은 전년 1368%에서 2129%까지 치솟았다. 우선 SK텔레시스 등 매출처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 총액이 전년 보다 3배나 늘었다. 매출이 곧장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현금이 없는 에이앤티에스는 매입채무 등 빚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제 그 해 유동부채는 283억 원에서 546억 원으로 늘었다.

이후 최 회장은 내부거래를 더욱 늘리며 에이엔티에스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이 최대주주주로 등극했던 2010년 당시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9.4%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내부거래 비율이 80%를 넘더니 작년엔 역대 최대인 95%를 찍었다. 작년 전체 매출 940억 원 가운데 901억 원이 바로 그룹사 일감이었다.

그룹사 지원을 등에 업으면서 수익성과 재무 상태도 차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에이엔티에스는 작년에 전년보다 12배나 많은 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6년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2000%를 웃돌던 부채비율도 1000% 대로 낮아진 상태다.

업계는 최 회장이 향후에도 그룹 일감을 통한 에이엔티에스 실적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그룹과의 계열분리를 구상하고 있는 최 회장에게 100% 개인회사인 에이엔티에스는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 확보 카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공정위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지분가치 제고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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