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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제도 강화, 은행권에 유리했다 [퇴직연금시장 분석]기업銀·농협, 사외적립비율 낮은 中企 적립금 적극 유치

이승우 기자공개 2015-08-0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3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제도 의무 도입과 사외적립비율 상향 등 정부 정책 방향이 은행 사업자들에게 일단 유리하게 작용했다. 퇴직연금제 도입 비율과 퇴직금 사외적립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에 강점이 있는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의 적립금 증가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The WM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14개 은행 사업자가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55조3020억원으로 작년말 52조9780억원에 비해 2조324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업자와 보험사업자를 포함,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49.6%에서 50.46%로 상승했다.

퇴직연금 업권별 점유율
퇴직연금 업권별 시장점유율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퇴직연금 사업자는 은행사업자가 유일하다. 올 상반기동안 보험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32.5%에서 32.2%로 하락했고 증권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17.2%로 정체됐다.

은행사업자중 가장 많은 적립금을 유치한 곳은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상반기에만 5092억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유치했다. 기업은행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각각 2315억 원, 2354억원, 423억원 등 유형에 상관없이 전방위적으로 적립금 유치에 성공했다. 농협은행도 만만치 않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동안 4805억원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우리은행은 3871억원을 끌어 모았다.

한 사업자가 반년 사이 4000억~5000억원씩을 끌어 모은 것에 대해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중소기업에 강한 은행으로 이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단기간에 유치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올렸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 러시는 정부의 퇴직연금 제도 강화에 따른 정책 효과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사적연금 활성화대책'을 내놓으며 단계별로 퇴직연금 제도 의무 도입과 사외적립비율 상향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인이 통과될 경우, 내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된다. 내후년에는 100인 이상 300인 이하 기업도 퇴직연금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퇴직연금1

더불어 퇴직금의 사외적립비율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바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사외적립비율을 올해 말까지 70%로, 내년 말에는 80%, 2020년에는 100%로 올려야 한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야할 뿐 아니라 퇴직금의 사외적립비율을 동시에 높여야 해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는 기회인 셈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적용에 앞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6월에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기업들의 재정검증을 통해 사외적립비율에 대한 통보를 해당 기업에 하게 된다. 노조와의 관계를 의식한 사측에서 미리 퇴직금의 사외 적립에 나섰다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는 재정검증 결과를 회사와 노조에 통보하게 되는데 사외적립비율을 지키지 못할 경우 재정안정화 계획서를 제출해야하고 노조와의 갈등도 생길 수 있다"며 "중소기업 대부분은 평상시에 거래하고 있는 은행들에게 퇴직연금 적립금을 맡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이같은 상황을 감안,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적극 나선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 사업자의 DB형 증가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에서 확연했다는 점이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 신규로 유치한 DB형 적립금은 2315억원, 농협은행은 2045억원이다. 우리은행은 2026억원의 DB형 적립금을 유치했다. 반면 은행사업자중 선두주자인 신한은행이 1891억원, 국민은행이 837억원 DB형 적립금이 줄어들면서 기업은행과 농협은행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적립금 유입이 연말에 몰리는 대기업을 주요 가입자로 둔 다른 사업자들과 비교해 연중 고르게 유입되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적립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퇴직금 제도 적용 대상 중소기업 중 퇴직금을 사외에 적립하고 있는 기업은 10% 정도고, 사내에 적립한 기업은 40%, 나머지 사내에 장부상으로만 적립한 기업도 40% 수준에 달했다. 여전히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률이 낮고 사외적립비율도 낮아 이를 놓고 사업자간 선점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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