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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은행권 수장들과 회동 어렵다 [롯데 왕자의 난]은행들 "경영권 분쟁 마무리 전 만나기 부담" 반응

안경주 기자공개 2015-08-06 09:29:1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5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부자(父子)간 경영권 다툼에 대해 은행권에선 신중하게 접근을 하고 있다. 당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은행들은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될 때까지 만남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5일 복수의 은행권 관계자들은 "신동빈 회장 측에서 금융지주 회장 또는 시중은행장과의 면담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당분간 면담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나타났다.

당초 재계와 금융권에선 신 회장이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한 후 경영현안을 챙기는 한편 금융권 관계자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신 회장 측이 면담을 요청하더라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롯데그룹 사태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회장, 즉 부자간 경영권 다툼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롯데그룹 이슈는 부자간 경영권 다툼으로 (은행 입장에선) 어느 한쪽을 만나기 어렵다"며 "신 회장 측이 만남을 요청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돼 실제 오너가 드러난 이후에나 양측간 회동이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어느 한쪽의 요청으로 만났을 때 자칫 지지의 뜻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롯데는 일본과 한국간 지분이 섞여 있어 지배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다"며 "이번 경영권 다툼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사업방향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 익스포저
여기에다 신 회장 측 역시 은행권 수장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것이 급하지 않다는 점도 가까운 시일 내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금호그룹 등 과거 발생했던 경영권 다툼과 달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데다 차입금이 적어 금융권의 개입 여지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카드 등 주요 6개 사업장의 금융권 익스포저(2015년 5월 말 기준)는 14조4485억 원이다. 이중 제1금융권 익스포저는 6조7437억 원으로 제2금융권 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유동성으로 문제를 겪고 있지 않고 금융권 익스포저도 다른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닌 만큼 금융권의 협조를 구하기 보다는 경영 현안을 챙겨 롯데그룹 내 영향력을 높이고 향후 지배구조가 안정된 이후 금융권 수장들과의 만나 변함없는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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