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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공모가 산정 딜레마…반일정서 vs 지배구조 재원 공모 투자 실패시 후폭풍…기관투자가, 보수적 접근

신민규 기자공개 2015-08-31 10:03:3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8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의 주관사 후보군들이 제안서 상에 최대 20조 원 후반의 시가총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그룹이 밸류에이션 산정을 두고 적잖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가진 반일 기업 정서를 벗어내려면 국내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공모주 투자수익을 안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그룹 역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반재벌 정서를 벗기 위해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당시 높은 공모주 투자수익을 제공했다.

하지만 공모가를 마냥 낮추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하려면 7조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롯데쇼핑 기업공개(IPO) 당시 이미 한번 공모가 산정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희망 공모가 밴드(34만~43만 원)내 하단에도 30% 가량의 기관 수요가 몰렸으나 무시한 게 화근이 됐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를 의식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6.03대 1을 기록했다.

확정 공모가를 밴드내 4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상장 첫날 종가가 40만7000원으로 살짝 웃돈 이후 주가가 내리 빠졌다. 최근까지 주가는 23만 원대에서 움직였다.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원금의 절반이 날라간 셈이다.

호텔롯데 IPO의 경우 롯데쇼핑의 전철을 밟게 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높다. 기관을 비롯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이 대거 공모청약에 참여하는 만큼 흥행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서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IPO를 기억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호텔롯데에서도 다시 한번 대박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의 경우 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19만 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 19만원의 2배인 38만원에서 출발했다. 제일모직 역시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5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날 10만6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기본 2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안겨다줬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호텔롯데 IPO를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본업을 포함한 그룹 자체의 투자 매력도가 낮다는 관측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면세점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수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기관투자가는 "국민들의 반일 정서가 밸류에이션을 할인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라며 "결국 본업이 문제인데 업종만 놓고보면 크게 이슈화될 종목으로는 보기 힘들고 실질적인 지주회사라는 부분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공모가를 낮추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호텔롯데의 공모자금을 향후 기업지배구조 개선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7조 원의 지배구조 개선 자금중 적어도 절반 이상은 공모를 통해 확보해야할 필요가 있다. 28일 신동빈 회장이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1.3%(358억 원) 매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을 20조 원으로 가정하면 약 20~30%의 신주 발행을 통해 4조~6조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2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도 여전히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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