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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송' 논란 쿠팡, 택배시장 진출 검토했다 배달·운송업 사업목적 기재, 통신판매 병행 물류시장 노크

길진홍 기자공개 2015-09-10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8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체 무료배송 서비스로 택배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쿠팡이 설립 초기 운송업 진출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택배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임시방편으로 자체 배송 서비스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쇼핑몰 쿠팡의 운영업체인 포워드벤처스 회사 정관에는 모두 33개의 사업 목적이 등재돼 있다. 지난 2013년 2월 설립 당시 32개가 사업 목적에 올랐고, 같은 해 10월 여행업과 여행중개업이 추가됐다.

주요 사업 목적은 쿠폰 판매에 연관한 통신판매업과 인터넷 전자상품권 발행, 소프트웨어 자문, 전기 통신산업 별정통신업·부가통신업, 전자상거래에 의한 도소매 및 수출업 등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물류운송업 관련 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포워드벤처스는 통신판매와 병행해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업, 국제 물류주선업, 물류창고업, 택배·배달·운송업 등을 사업 목적에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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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드벤처스 법인 등기부등본 열람>

물류 거점 확보에서 화물 운송주선과 직접 배달에 이르기까지 물류운송업 전반을 사업 목적에 포함시킨 셈이다. 정관에 따라 영업활동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일반 화물운송업체로 볼 수 있다.

통신판매업을 하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이처럼 물류운송업 전반을 사업 목적에 두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수의 통신판매업체들은 필요에 따라 운송주선업을 제한적으로 사업 목적에 기재해두고 있다. 경쟁사인 위메프 역시 운송주선업과 국제물류주선업, 화물운송주선업 등을 사업 목적에 올렸다. 이는 통신 판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직접 배달과는 무관하다.

포워드벤처스의 경우 언제든 택배시장 진입이 가능한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사실상 한국시장 진출 초기부터 통신판매업과 병행해 택배시장 진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택배시장 진출로 통신판매업과 시너지를 꾀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유통시장 공략 강화를 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법인 설립 당시 사업 확장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관에 택배업을 추가한 것"이라며 "지금은 통신판매업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6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자금 유치도 이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6월 포워드벤처스에 약 10억 달러(1조 10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투자금은 모회사인 미국법인에 유입됐으며, 순차적으로 포워드벤처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후 포워드벤처스는 공격적으로 물류센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김천시(1000억 원)에 이어 이달 초 전남 광주시(600억 원)와 투자협약을 맺고 물류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투자금 유치 전인 작년 말 기준 포워드벤처스 현금성 자산은 1900억 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1215억 원에 달했고, 인건비 등 판관비 부담이 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투자금 일부가 물류센터 건립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워드벤처스는 그러나 운송업 면허를 아직 취득하지 못했다. 운송업과 운송주선업은 허가제로 묶여 있다. 단기간 내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관련 면허를 보유한 업체를 인수해야 한다. 택배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땅한 매물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포워드벤처스는 자체배송이라는 임시방편을 들고 나왔다. 쿠팡은 사입 제품(9800원 이상) 판매시 자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택배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무료배송을 둘러싼 택배업계와 잇단 소송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일단 쿠팡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법제처 관련 심의가 남아 있는 등 무료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무료배송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고,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택배시장 진입을 지속적으로 노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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