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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미청구공사 '5조' 원전 착시현상? [건설리포트]5년새 2배 이상 미수금 늘어, UAE 등 준공시점 대금 지급 영향

김장환 기자공개 2015-09-17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5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대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속회사로 잡혀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미청구공사금액을 더하면 규모가 5조 원을 넘어선다.

15일 현대건설의 201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별도기준 미청구공사대금은 3조 1709억 원을 기록했다. 미청구공사대금은 2010년 초까지만 해도 1조 5508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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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기준으로 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대금은 더욱 늘어난다. 6월 말 연결기준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대금은 5조 5614억 원이다. 2010년 말 1조 9886억 원이던 미청구공사대금이 3조 원 넘게 늘었다.

연결기준에 포함된 종속회사 중 미청구공사대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6월 말 연결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이 보유한 미청구공사대금은 1조 9237억 원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4023억 원대 그쳤던 미청구공사액이 5배 가까이 불었다.

발주사에 청구되지 않은 공사대금이다. 공사 진행률에 따라 지급이 요청되고, 만약 발주처가 요구한 금액을 전액 지불하지 않으면 미청구공사대금으로 인식된다.

일례로 5년 공기의 1000억 원대 공사에서 진행률 10%를 인식하고 100억 원 지급을 요청했을 경우, 발주처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아 80억 원만 지불하면 나머지 20억 원을 미청구공사대금 항목에 넣는 방식이다.

공사 진행 과정에 발주처가 돈을 지불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관련 공사 대금이 미청구공사에 고스란히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미청구공사대금의 확대는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악성 채권이 그만큼 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매출액과 미청구공사대금은 비례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지난 5년간 미청구공사대금 증가는 매출액 변동이 거의 없음 가운데 발생했다.

현대건설의 2009년 하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4조 6384억 원이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 7832억 원이다. 매출 증가폭은 1448억 원에 그치는데 반해 이 기간 미청구공사대금은 1조 6201억 원 넘게 늘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대금은 국내 매출 상위 5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주요 대형건설사 미청구공사대금은 GS건설이 2조 3263억 원, 삼성물산 1조 9566억 원, 대우건설 1조 5871억 원, 대림산업이 1조 1943억 원이다.

대부분 2010년 이후 미청구공사대금이 급격히 불어났다. 당시에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집중됐다.

2010년 들어 건설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건설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이뤄진 악성 저가 수주가 지금까지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현대건설은 지난 5년간 미청구공사대금이 늘어난 이유가 단순 해외 저가 프로젝트 수주 탓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원전사업의 경우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대금을 지급받는다. 또 플랜트 역시 기자재까지 설치된 이후에 공사대금 지급이 이뤄진다.

이들 현장 수익인식은 일반 공사와 다르지 않다. 그만큼 미청구공대금도 불어났다. 공사 진행과 수익인식 기준 차이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건설은 2010년 3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수주해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진행 중인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수행 중이다. 도급액 30억 달러에 달하는 공사로,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는 진행률을 인식해도 준공 시점에 대금 지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또 과거 주택경기 침체로 분양이 어려웠던 시기에 중도금과 잔금 등이 미청구공사대금에 포함되면서 규모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원전 공사 등의 경우) 예정대로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금 회수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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