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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펀드로 농업 정책자금 패러다임 전환" [thebell interview]홍성재 농금원장 "출자사업 허들을 시장 친화적으로 낮춰갈 것"

양정우 기자공개 2015-11-2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8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 정책자금은 보조금과 융자금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8년 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업 정책자금을 관리하던 홍성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사진)은 새로운 개념의 자금원이 태동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농업을 위한 재원은 보조금과 융자금 등 모두 정부의 수직 하달적 지원으로 활용됐기에 대안이 필요했다.

시간이 흘러 농식품부는 민간과 '쌍방향' 소통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농수산식품모태펀드(MIFAFF Fund of Funds)를 조성했다. 홍 원장이 펀드 운용을 맡은 농금원의 수장으로 취임한 건 지난 2013년. 그에게 이 자리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농업이라 하면 먼저 정부에서 담당하는 낙후된 산업으로 여깁니다. 정부로서는 단순히 보조금과 융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영역이었죠. 하지만 농식품모태펀드를 조성하면서 농업 정책자금의 패러다임이 전환됐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금융 지원 시스템 자체가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뀐 셈입니다. 민간 투자자에도 농업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홍성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

농식품모태펀드 출범의 성과는 올 들어 정점으로 치달았다. 농금원은 올해 출자사업을 지난 9월에 클로징했다. 예년까지는 매번 12월까지 운용사(GP) 선정 작업이 지연됐다. 정책적 목적을 중시하는 농식품투자조합은 운용하기가 까다로워 인기를 끌기 못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넉 달이나 빨리 출자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벤처캐피탈업계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홍 원장은 "시장에서 제한이 과도하다고 손꼽았던 몇몇 요건을 수정했던 게 주효했다"며 "엄격한 편이었던 우선손실충당과 의무출자 비율 등을 시장 친화적으로 낮춰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출자사업의 허들을 시장 친화적으로 낮춰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여러 요건을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분야의 출자사업 수준으로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중대형 벤처캐피탈이 농식품투자조합의 운용사로 낙점을 받는 호재도 겹쳤다. 신생사들이 각축을 벌였던 기존 콘테스트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CJ그룹 계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UTC인베스트먼트가 출자사업에 뛰어들었다. 홍 원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판단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실 업계에선 농금원에 한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다른 정부 부처는 모두 출자 예산을 한국벤처투자의 한국모태펀드로 투입하는 데 농식품부만 별도로 농식품모태펀드를 조성한 까닭이다. 이에 대한 홍 원장의 입장은 명확했다. 그는 "헌법 123조는 정부가 농업과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H농협은행과 중소기업은행(현 IBK기업은행)을 별도로 설립한 것과 같은 취지"라며 "농식품투자조합과 연계한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원장은 내년에도 본분에 충실한다는 경영 원칙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농식품투자조합을 통해 정부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려 하고, 민간은 수익을 얻기 바란다"며 "이를 위해 농금원이 할 일은 리스크 관리"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면 민간의 투자 자금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농식품투자조합의 전체 규모는 총 6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5490억 원)보다 1010억 원 증가한 수치다. 농식품투자조합 개수는 35개에서 총 42개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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