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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 결렬된 진짜 이유 KTB PE 과욕·오너 의지 부족 맞물린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5-11-25 09:57:42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3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보였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결국 무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원매자의 가격 인하 요청에 물러서지 않았던 KTB PE측과 거래 상대방이었던 현대백화점 오너 정지선 회장의 인수 의지 부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판단하는 협상 결렬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양측이 산정한 동부익스프레스 거래 가격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백화점측이 본입찰 당시 제시했던 가격을 두고 수정 제안이 오고갔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는 거래가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본입찰에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가격으로 4700억 원을 적어냈다. 이후 현대백화점은 동부익스프레스의 자회사인 동부인천항만과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가격 하향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인천항만은 그 동안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의 주요 변수로 시장에 회자돼 왔던 이슈다.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동부익스프레스 거래 가격 인하의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동부인천항만은 지난 2002년 항만 하역과 터미널 서비스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동부그룹은 부두시설을 기부채납하고 향후 5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관리 운영권을 얻었다. 특히 최소수익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 계약을 통해 동부인천항만의 사용료 수입이 미달할 경우 부족분 만큼을 재정 지원받기로 돼 있다.

문제는 정부와 맺은 MRG 계약이 오는 2023년 종료된다는 점이다. 예상보다 수요가 적은 동부인천항만이 정부의 수익 보장을 받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모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측의 논리였다.

통상임금 문제도 협상과정에서 불거졌다. 통상임금은 2년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이후 M&A 시장에서 기업가치 산정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이슈다. 현대백화점은 통상임금으로 인해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 가능한 비용을 거래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TB PE측이 현대백화점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본입찰 제시 가격에서 더이상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는 것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 그룹의 오너인 정지선 회장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의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 또한 협상 결렬의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동부익스프레스 협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인수 철회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벌 기업이 원매자인 M&A의 경우 오너의 인수 의지가 강하면 가격이나 주요 조건이 불만족스럽더라도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게 마련이지만 동부익스프레스는 정지선 회장의 인수 의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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