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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조선 자금지원 '산 넘어 산' '꼼수' 지원 반발 예상…반대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 제기

안경주 기자공개 2015-12-09 10:02:55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STX조선해양에 최대 45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산보다는 존속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STX조선 생존을 위한 가장 큰 산은 넘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STX조선에 대한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몇 개의 산을 더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금융당국을 비롯한 산업자원통상부 등 관계기관간 논의에서 산업은행이 제시한 방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이후 채권단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기존 미집행된 금액을 사용하는 만큼 신규 자금지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채권은행들은 사실상 신규 자금지원이라며 반발할 기세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STX조선 실사를 마쳤지만 채권단 전체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관계기관간 조율을 거쳐 최종 처리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관계기관 회의 일정조차 불명확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STX조선 자구안을 토대로 처리방안을 세웠지만 아직 관계기관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며 "관계기관 논의과정에서 처리방안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채권단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STX조선 자금지원안은 STX조선의 고강도 자구계획안 시행을 전제로 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방안도 논의가 됐지만 회사(STX조선)측이 자구안을 먼저 제시하면서 처리방안 마련 과정에서 반영된 것이다.

관계기관 논의과정에서 자구안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STX조선 처리방안을 다시 짜야 될 수 있다. 채권단 안팎에선 오는 9일께, 늦어도 다음주 중에 채권단 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권단 회의가 열리더라도 '꼼수' 지원 논란으로 최종 결정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STX조선 지원자금은 신규자금이 아니다. 지난 2013년 STX조선의 자율협약 개시 이후 2014년 2월까지 지원키로 결의한 자금 4조5000억 원 중 미집행된 금액이다.

이는 중국 STX다롄 조선소 청산 과정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 콜 이행 등 보증채무와 손해배상비용 등의 용도로 쓰일 돈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자금 소요가 적어 실제 집행되지 않고 남은 돈이다.

미집행된 금액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신규자금이 아닌데다 채권은행들도 자금지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채권은행들은 '꼼수' 지원이라는 입장이다. 항목이 다른 돈을 쓰지 않았다고 이유로 끌어 쓰는 것은 회계상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에 지원하기로 한 결의한 운전자금은 이미 소진한 상태"라며 "당장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억지로 논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내 의견수렴이 안되면 일부 채권은행에서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수출입·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우리·국민은행 등은 대손충당금을 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만으로도 의결권 동의기준(75%)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의견 수렴 과정에서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성동조선과 비슷하게 특수은행 중심으로 채권단이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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