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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 살리기 나선' 이재용, 다음 카드는? 3000억 사재투입 결정 '주가급등', '합병·매각' 추진 관심

길진홍 기자공개 2015-12-10 08:26:25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8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이재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에 바닥을 기던 주가가 강세로 돌아섰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8일 1만 5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대비 13.98% 올랐다. 기관과 개인을 중심으로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 삼성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주주 편입 기대가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엔지 주가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 해소와 상장 유지를 위해 1억 5600만 주의 신주를 발행, 1조 2012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로 진행된다. 발행가는 할인율을 적용해 7700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3000억 한도 내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한다.

대주주가 책임경영 의지를 밝히면서 주주를 끌어 모을 강력한 유인책이 생겼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고, 과도한 신주 발행으로 일반주주의 참여 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SDI(13.1%), 삼성물산(7.8%), 우리사주조합(20%) 등을 제외한 개인투자자 지분은 60%에 달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사재 투입 결정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가 반등으로 유상증자 성공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규모 주식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을 감안해도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만 원을 상회활 것으로 내다봤다. 유상증자 발행가액과 3000원가량 격차가 벌어진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이 약 1조 원으로 불어난다. 부채비율도 60%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주식 취득 결정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그 동안 해외사업 부실 여파로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엔지니어링은 안팎에서 끊임없이 구조조정 설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 삼성중공업과 합병이 좌초된 이후 사실상 미운오리 신세가 됐다. 잇단 그룹 재편과 맞물려 한화와 롯데에 넘어간 화학부문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부회장의 주식 취득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은 ‘살리는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이 1주도 없다. 3000억 원을 전량 주식 매입에 투입할 경우 지분율이 20%가까이 늘어난다. 삼성SDI, 삼성물산 등과 함께 주요 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배구조 하단에 있어 그룹 소유에 미치는 영항이 크지 않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다각도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좌초는 이제 막 승계 기반을 닦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력에 흠집을 내는 일이 된다. 어떻게든 상장 폐지를 막고, 살려내야 한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대주주 사재투입 결정이 책임경영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주식 취득은 미청약분 발생을 전제로 했다. 주주들이 물량을 모두 떠안을 경우 주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 기존 주주인 삼성SDI, 삼성물산, 우리사주조합 등의 주주 청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실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3000억 원가량의 현금을 쥐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유상증자가 끝나면 단계적인 정상화 작업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 현장 준공과 맞물려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물산 신규 수주는 3조 1726억 원(9월 현재)으로 목표치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 8053억 원의 45%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계열사 재합병 또는 시장 매각 등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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