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14일 07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계약을 체결한 한국MSD(머크)에서 전담하고 있다. 판매계획도 한국MSD 업무다"삼성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첫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판매 계획과 전략을 묻자 되돌아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답변이다. 전화를 건 기자가 머쓱해졌다. 회사 방침상 내놓은 '모르쇠' 대응같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처럼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9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의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3개월 간 보험 등재 절차를 걸쳐 12월 1일부터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판매를 시작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실제 처방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리지널에 비해 30% 저렴하다는 점,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여기에 '삼성'이라는 막강한 브랜드력을 등에 업고 있어 매출 확대 속도가 가파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업계 시선은 냉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초반이라 기다려봐야겠지만, 여전히 제조업 위주의 단순한 접근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이 바이오사업의 시험 무대인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처방을 위한 병원의 복잡한 랜딩 절차, 오리지널 제품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의료계의 보수적인 선호도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도 2012년 국내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한 이후 6개월 간 매출이 7억 원 안팎에 머물 정도로 시장 진출 초기 난항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한 상황은 과거 셀트리온보다 더욱 열악하다"며 "자체 영업·마케팅 역량이 전무하며, 오리지널 제품도 내년부터 현재 가격의 70%까지 떨어지지 때문에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보면 삼성의 바이오산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느낌이다. 구체적인 판매 계획과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입을 다문 채 판매를 맡고 있는 한국MSD만 바라보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는 단순 제조업처럼 제품을 뚝딱 만들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님을 분명 알아야 한다. "바이오 사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기대와 여론에 등 떠밀려 개발과 시판허가만 받아내는 게 능사가 아니다"는 일각의 우려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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