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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STX조선 여신건전성 분류 '고심' '요주의 →고정' 재조정…수출입·농협은행 영향 줄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5-12-24 06:29: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3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 여신의 건전성을 어떻게 분류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요주의(정상채권)'로 분류돼 있지만 최근 실시한 실사 결과 '고정(부실채권)' 으로 재조정 할 요인이 생겼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STX조선 등에 대한 여신건전성 분류 기준을 맞추도록 주문한 점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신건전성이 재분류되면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과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STX조선 여신에 대한 건전성 분류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STX조선을 실사한 결과 여신건전성을 분류할 요인이 생겼다"며 "국내외 경기와 조선업이 장기 불황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신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여신(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산은도 STX조선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왔다. 그러나 추가 자금지원을 위해 STX조선 실사를 새롭게 진행하고 지난 11일 실사보고서가 나오면서 여신건전성 분류를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실사보고서 결과를 반영하면 STX조선에 대한 여신건전성이 '고정'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선 관계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만큼 ('고정' 여신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 결산 이전에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조선 차입금
최근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여신건전성 분류와 차이가 나 이를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STX조선 채권은행들은 여신건전성을 '고정'보다 채권회수가 어렵다고 보는 수준인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산은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비율 때문이다. 여신건전성이 재분류되면 충당금 적립비율이 달라져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예컨대 감독상 충당금 적립비율은 '요주의' 7~19%, '고정' 20~49%, '회수의문' 50~99%, '추정손실' 100% 등이다. 은행들은 통상 최소적립률을 기준으로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에서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산은이 STX조선 여신에 대해 쌓고 있는 충당금 적립비율은 15% 수준이다. 여신건전성 분류만 바뀌어도 산업은행은 STX조선 여신에 대해 5~34%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산은의 여신지원액이 2조 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1000억 원에서 최대 7000억 원 가량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순익 목표가 1000억 원인 산은 입장에선 상당한 출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여신건전성 재분류 이후에도 충당금 적립비율을 어느 수준에 맞출지 고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산은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수출입은행(이하 '수은')과 농협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은과 농협은행 역시 STX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다.

2013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 여신에 대한 건전성 분류를 논의할 때 시중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으로 재조정했지만 산은, 수은, 농협은행은 자율협약 기업이라는 점을 이유로 달리 여신건전성을 분류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여신을 보유한 산은이 여신건전성을 재분류하면 두 은행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수은은 STX조선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9%로 반영하고 있고, 농협은행은 12~13% 수준이다. 두 은행 모두 여신건전성이 재분류되면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선사 여신이 가장 많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은 사실상 건전성 분류에서 한 배를 탄 입장"이라며 "산은의 여신건전성 재분류를 놓고 갈등의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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