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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DB' 뜨는 'DC·IRP'…은행권 반격 [2015 퇴직연금시장 분석] ①총 적립금 126조, 전년비 19조↑…신한은행 실적 독보적

최은진 기자공개 2016-02-11 10:32: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3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 째.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는 일부 정책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퇴직연금 의무도입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탓에 기업들은 퇴직연금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고 이에 따라 적립금 증가율도 둔화 양상을 보였다.

제도적인 변화로는 확정급여형(DB) 제도 비중이 처음으로 70%대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근로자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은행업권의 점유율이 다시 50%를 넘어섰다는 점도 주요 변화 중 하나로 꼽힌다. 은행업권은 지난 2014년 점유율이 40%대로 내려앉았지만 지난해 다시 약진하며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독식했다. 반면 퇴직연금 시장 독보적 1위인 삼성생명의 점유율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 적립금 증가세 '둔화'…DB 비중 60%대로 축소

3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은 125조 53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조 339억 원(17%) 증가했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약 30만 개소로, 도입률은 17% 정도로 추정된다.

퇴직연금1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은 17%로, 전년도(27%)와 견줘 둔화된 모습이다. 300인 이상 기업의 퇴직연금 의무화를 골자로 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탓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제도 도입을 미루고 있다.

대한항공, 코레일 등 지난해 퇴직연금 도입이 유력했던 대형기업들도 의무화 시행까지 최대한 도입을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제도별로는 DB 적립금이 86조 3355억 원, DC적립금이 27조 57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조 8076억 원(14%), 4조 8528억(21%) 원 늘었다. IRP는 같은기간 3조 3735억 원(41%) 증가한 11조 63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 DB 적립금 비중이 축소됐다는 점이다. DB 비중은 줄곧 70%대를 유지하며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70%대가 깨진 68.7%까지 축소됐다.

반면 DC 비중은 전년대비 0.7%p, IRP는 1.5%p 확대됐다. 퇴직연금 시장 중심축이 DB에서 DC와 IRP 쪽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2

증권사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퇴직연금 도입 초창기까지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한 DB제도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했으나, 점차 근로자 개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DC나 IRP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커지면서 서서히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퇴직연금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대기업 구조조정 등의 최근 노동이슈와 맞물려 판단할 때 DB제도보다는 DC와 IRP 제도가 활용도가 높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DB보다는 DC와 IRP제도가 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점유율 50% 탈환…증권은 '정체'·보험은 '부침'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은 한마디로 '재미없는 1년'으로 기억된다. 운용규제 완화 등 많은 제도적인 변화로 시장 분위기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정책이 국회를 계속 통과하지 못하면서 영업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이는 적립금 증가율 둔화로 이어졌다.

퇴직연금3

하지만 업권 간 분위기는 갈렸다. 지난 2014년에 점유율 50%가 무너졌던 은행업권이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총 적립금 증가분의 57%인 10조 4000억 원을 13개 은행들이 쌓았다. 시장 점유율은 49%에서 50.5%로 확대됐다. DB보다 DC와 IRP 마케팅에 역점을 두며 적립금을 대거 끌어 모은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신한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은 전체 45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2조 999억 원의 실적을 쌓아올렸다. 1위 삼성생명과의 격차도 대거 줄이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동안 DB에 초점을 맞춘 전략에서 탈피해 DC와 IRP 마케팅을 강화한 점이 유효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이 DC와 IRP로 이동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증권업권은 의외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0.4%p 확대됐지만 유의미한 증가세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또한 이마저도 HMC투자증권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 물량을 대거 유치한 데 따른 결과물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보험업권 역시 부침을 겪는 모습이었다. 나아가 일부 보험사는 퇴직연금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더욱이 독보적 1위 사업자인 삼성생명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 16.3%에서 14.9%로 크게 축소된 데 따른 여파도 컸다. 이에 보험업권의 시장점유율은 33%에서 32%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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