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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부자들만의 밥상 되지 않으려면 [thebell note]

정준화 기자공개 2016-02-05 10:28:1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신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진입이 활발하다. 이름을 날리던 자문사들이 하나둘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새내기 헤지펀드 자산운용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콘셉트의 헤지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주식으로 롱숏 전략을 펼치는 펀드, 가치주 투자 콘셉트의 헤지펀드, 자산의 70% 가량을 IPO 관련주에만 투자하는 헤지펀드, 글로벌 ETF에 분산투자하는 헤지펀드 등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하고 있다.

롱숏 전략 일변도에서 벗어나며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동반되는 모습이다. 2011년말 출범한 헤지펀드가 이제는 꽤 괜찮은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헤지펀드 시장에 나타나는 여러 변화를 보면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다양하고 맛있는 밥상이 차려지고 있지만 일반 소액투자자들은 이를 맛볼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헤지펀드에 가입하려면 최소 1억 원 이상은 투자를 해야 가능하다. 기존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가입기준이 크게 완화 됐지만 일반 소액투자자들에게 1억 원이란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오브헤지펀드' 도입도 지난해 무산됐다. 일부 국회의원이 투자자 손실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해당 안건이 막판에 제외됐다.

개별 헤지펀드에 일반소액투자자들이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당연히 우려할만한 대목이다.그러나 펀드오브헤지펀드는 투자자가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펀드를 내놓은 운용사가 철저한 분석을 통해 괜찮다고 판단한 여러 헤지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리스크를 분산한다. 설령 일부 헤지펀드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분산 투자를 통해 전체 펀드의 손실은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펀드오브헤지펀드가 3개 이상의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며, 한 펀드를 50% 이상 담지 못하도록 안정장치까지 마련했었다. 이런 측면에서 펀드오브헤지펀드 도입 무산은 정치권의 지나친 간섭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근 헤지펀드업계에 들리는 반가운 소식은 금융위원회가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재차 추진한다는 것이다. 헤지펀드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의 뚝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펀드오브헤지펀드 도입을 거세게 반대해 온 일부 국회의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장기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출범 5년째로 접어든 헤지펀드 시장은 질적,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헤지펀드 시장은 부자들만을 위한 밥상이다. 소액투자자들 또한 안전장치가 가미된 펀드오브헤지펀드를 통해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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