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빅5, DC형 강자 입증…맥 못추는 보험·증권 [퇴직연금시장 분석] ⑥DC적립금 21% 늘어…5년 연평균 수익률 3.32%
서정은 기자공개 2016-02-15 09:44:5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에도 확정기여형(DC) 시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 중 국민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퇴직연금 사업자 '빅5'는 중소사업자들을 끌어모으며 규모를 키웠다.은행들이 DC형에서 67% 내외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유지한 가운데 증권사, 보험업권에서는 회사별 명암이 극명히 갈렸다. 삼성생명,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몇몇 사업자는 30% 내외의 성장을 구가했지만 대부분은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은행권 영향력 여전…5년 수익률 연평균 3.32%
5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7조 57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조 8528억 원, 21% 성장했다. 총 적립금 내 비중은 21.9%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DC형은 개인이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는 형태로, 회사는 매년 근로자의 퇴직 운용 계좌에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넣어준다. 그동안은 DB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DC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것도 DC형의 성장에 불씨를 당겼다.
DC형에서 공고한 지위를 누리는 곳은 은행권이다. DC형에서 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보험(16%)과 증권(15%) 대비 압도적이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들과 거래관계를 끈끈히 해온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DC형(운용관리)에서 상품 유형별로 보면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의 비중은 약 '8대2'로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압도적이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업을 제외하고 은행, 보험에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컸다. 증권업에서는 실적배당형이 57%(2조 2988억 원)로 원리금보장형(43%, 1조 6744억 원)을 앞섰다.
은행업권과 보험업권에서는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이 각각 88%(15조 6924억 원), 77%(3조 5378억 원)에 달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DB에서 DC로, 원리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으로 점차 퇴직연금시장의 축이 옮겨갈 것으로 본다"며 "각 사별로 어떻게 수익률에서 차별화를 내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C형 적립금 운용 5년 수익률은 연평균 3.32%로 집계됐다.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4.15%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3.9%, 3.88%로 뒤를 이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2.75%), KDB생명(2.66%), 미래에셋증권(2.75%) 등은 2%대로 평균을 밑도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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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빅5, 전체 DC 중 56% 차지…동양생명 역신장
개별 회사별로 봐도 은행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전체 사업자 중 국민은행은 3조 9515억 원의 적립금을 기록,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3조 6166억 원)과 기업은행(3조 1928억 원)은 올 들어 적립금을 크게 늘리며 3조 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2조 5266억 원, 2조 2246억 원으로 4~5위에 안착했다.
적립금 상위 5개 사업자가 DC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지난해에 이어 과반을 넘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상위 5곳은 오래전부터 기반을 닦아온데다 최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DC형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점이 많고 기업들과 관계망이 있기 때문에 상위권의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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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은 DC 적립금을 끌어모은 사업자는 신한은행(7547억 원), 국민은행(7011억 원), 기업은행(5620억 원), 농협은행(4135억 원), 우리은행(3321억 원) 순이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전체 사업장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근로자 1000명 이상 대형기업 93곳을, 신한은행은 124곳을 관리하고 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국민은행이 2만 5326곳, 신한은행이 2만 3631곳을 관리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00인 미만 사업장을 3000곳 늘렸다.
반면 보험 및 증권업권은 상대적으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보험업권에서 1000억 원 이상 적립금을 끌어모은 곳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유일했다. 삼성생명은 3680억 원, 교보생명은 1967억 원을 모으며 전체 보험업권 증가분의 70%를 차지했다.
증권업권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을 제외하고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미래에셋증권은 2578억 원을, 한국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은 각각 1379억 원, 1107억 원을 모았다. 내부 컨설팅 인프라 구축, 상품 라인업 등을 꾸준히 보강하면서 중소사업자 선점에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사업자 중 동양생명과 ING생명은 유일하게 적립금이 줄었다. 동양생명은 47억 원이 줄어든 440억 원이었고 ING생명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아예 발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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