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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 눈부신 성장, 국민·신한銀 주도 [퇴직연금시장 분석] ⑦적립금 41% 급증…5년 연평균 수익률 3.2%

최은진 기자공개 2016-02-15 09:45:0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40% 이상 성장하며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성장을 압도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세액공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세테크 전용 계좌라는 마케팅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IRP 성장은 은행업권이 주도했다. 특히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각각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IRP시장 최강자 자리를 꿰찼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도 IRP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들 은행들은 '적립IRP'와 '퇴직IRP'라는 용어까지 만들어가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그러나 당국은 IRP라는 제도가 과열 경쟁에 단기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제동을 걸었다.

◇은행권 IRP 과열경쟁 덕에 41% 성장…IRP 승기는 국민은행

5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 적립금은 총 11조 6317억 원으로 전년대비 3조 3735억 원, 41% 증가했다. 총 적립금 내 비중은 7.8%에서 9.3%로 확대됐다.

IRP는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퇴직금 통산계좌로,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는 IRP를 통해 수령해야 한다. 또 퇴직연금에 추가납입해 세액공제를 받고자 할 경우에도 IRP가 쓰인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연금전용절세통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IRP 마케팅을 펼쳤다.

개인형1

IRP시장 승기를 잡은 사업자는 2조 1398억 원을 끌어모은 국민은행이다. IRP 시장 점유율은 18.4%다. 국민은행은 DB보다 DC와 IRP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이다. 전국에 분포 돼 있는 영업점포를 활용해 개개인을 집중 공략했고, 퇴직연금 상품 관리에 나서며 운용 수익률 제고를 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는 DC와 IRP 계약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뒤를 잇는 사업자는 신한은행(1조 7901억 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들어 IRP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라면 누구나 IRP계좌가 있어야 퇴직연금을 수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망한 시장이라고 봤다. 더욱이 향후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가 시행된다면 IRP 시장이 커질 것은 자명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540억 원을 모으며 가장 많은 IRP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1조 3123억 원을 보유하며 국민·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3위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소매금융을 확대하라는 지시에 따라 퇴직연금 전략을 DB에서 DC와 IRP로 바꿨다. 특히 전 영업점에 'IRP 유치'를 강조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에 불과 몇개월 만에 IRP 가입자를 30만 명 가까이 늘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IRP 마케팅은 속빈 강정과도 같았다는 평가다. 가입자 증가속도에 비해 적립금 증가율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IRP적립금을 2712억 원 늘렸다.

◇과열 경쟁에 칼 빼든 당국…IRP 수익률은 저조

일부 대형 은행들의 IRP 유치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자 당국은 칼을 빼들었다. 은행의 폭넓은 영업망을 이용해 IRP 가입자를 대거 유치했지만, 실질적으로 쓰이는 계좌는 많지 않아 공(空)계좌만 양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은행들은 적립IRP, 퇴직IRP라는 명칭을 만들어 1인당 두개 이상의 IRP 계좌를 만들도록 했다. 이는 '퇴직금은 IRP 한바구니에서'를 모토로 내 건 고용노동부의 의지와는 상반된 것이다.

이에 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협의를 통해 적립IRP, 퇴직IRP라는 용어를 없애고 각 금융사 당 1인 1 IRP 계좌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즉 기존 한 금융사 내 여러개로 쪼개놓은 계좌를 모두 통폐합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후 비로서 IRP의 과당 경쟁유치전은 다소 사그라들었다.

IRP 적립금의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69%가 원리금보장상품에 치우쳐 있다. 특히 대부분의 자금이 예·적금에 투자 돼 있다. 은행업권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IRP 적립금의 운용 성적표는 저조할 수 밖에 없다. IRP의 5년 연평균 수익률은 3.2%로, DB(3.3%)·DC(3.3%)와 비교해 낮다.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3.32%,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2.8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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