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15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삼성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사실상 성공을 거두게 됨에 따라 향후 얻게 될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번 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부채비율 역시 2014년 수준을 회복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 2651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률이 99.9%로 집계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실권주 수는 10만 2972주로 약 8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5일과 16일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 뒤 오는 17일 주금 납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일반공모 청약 역시 무난히 이뤄져 실권주 없이 이번 증자가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자 성공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 2651억 6000만 원의 자금을 손에 넣게 돼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사업장 공기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해 9월 말까지 1조 4762억 원의 영업손실과 1조 3205억 원의 순손실을 입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상태다. 9월 말 기준 자본금 규모가 2000억 원인데 반해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3746억 원을 기록해 자본잠식률 287.3%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해 4분기에는 추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 15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말 기준 재무상태를 부채 6조 원, 자본 마이너스(-) 3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본잠식률 역시 250%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완전자본잠식 문제 해소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번 증자를 추진했다. 증자대금 중 5866억 원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6786억 원을 자재와 공사비 지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말 추정 재무제표에 이번 증자 결과를 반영하면 자본금이 9800억 원으로 증가하고 자본 총계는 960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지만 자본잠식률은 2% 내외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증자 직후 62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부채비율(545%)보다 80% 가량 높아진 수치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립한 당초 계획대로 증자대금 중 절반 가량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560%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그룹이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유상증자 참여 계획을 밝힐 정도로 삼성엔지니어링 재건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올해 안에 실적 회복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를 삼성엔지니어링에 맡기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올해 목표로 삼은 매출액 7조 600억 원, 영업이익 2280억 원의 경영실적을 무난히 달성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연말 부채비율 역시 5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추가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