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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로보어드바이저 벤처업계 '양극화' ②금융권, 쿼터백·디셈버 주목

이충희 기자공개 2016-02-19 10:54:1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7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태동 단계부터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알고리즘 개발 수준, 금융회사들과의 협력 진척 정도에 따라 서서히 실력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금융사들과 협력해 상품을 출시했거나 출시 막바지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더 크게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성공 가능성 보이기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 벤처

경험이 풍부한 금융맨들을 영입한 회사들은 초기 로보 벤처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벤처들과 협력하려는 금융회사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과 국내 첫 로보어드바이저 신탁 상품을 출시한 쿼터백투자자문이 대표적인 예다. 쿼터백은 앞서 거론된 벤처들과는 달리 옐로금융그룹의 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64억 원까지 늘렸다.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쿼터백은 금융권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실력자들을 대거 영입해 현재 3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설립한 디셈버앤컴퍼니도 성공 가능성이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업체 중 하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최근에는 성공적으로 BW를 발행, 자본금을 95억 원까지 늘려 로보어드바이저 벤처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디셈버는 조만간 대형 증권사들과 조인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2~3개 대형 하우스들이 일찌감치 디셈버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디셈버의 알고리즘은 포트폴리오가 투자자 성향에 따라 모두 다르게 설계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디셈버의 개별 투자 알고리즘이 실제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수준이라면 자산관리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만한 위력을 갖춘 사건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온라인 기반 브로커리지를 시작해 현재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자산관리 시장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쿼터백과 디셈버가 일단은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투자 귀재 짐 로저스를 고문으로 영입하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신생 업체 파운트(Fount), 퀀트 기반의 다양한 운용 경험을 보유한 밸류시스템투자자문 등이 주목해 봐야할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파운트는 이달 말 우리은행과 ISA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한 베타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밸류시스템투자자문은 다음달 대우증권이 개설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에 초기 참여 업체로 선정됐다.

◇무늬만 로보어드바이저 벤처...금융권 의구심

반면 로보 유행을 타고 섣불리 창업에 나선 듯한 이미지를 풍기는 몇몇 업체들에 대해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기존 운용사들이 원래 하고 있던 퀀트 기반 투자 형태에 로보어드바이저라는 포장을 씌워 투자를 받고, 기업가치를 적당히 키워 엑시트(Exit)하려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설립해 대우증권, 써미트투자자문과 각각 MOU를 맺으며 이름을 알린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가 거론되고 있다. DNA는 써미트투자자문과 협력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지만 양사의 관계가 지난 연말부터 틀어지기 시작해 최근 MOU 계약이 파기됐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본금이 부족한 DNA는 알고리즘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써미트투자자문에 투자 의사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원래는 DNA가 써미트자문에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을 일정 비율대로 나눠갖는 것이 MOU 핵심 조항이었다.

하지만 알고리즘 완성 시간이 계속 늦춰지며 이 사이 자본금이 바닥났고, 현재는 투자를 해줄 곳이 마땅치 않아 위기에 처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DNA는 이와 비슷한 이유로 각각 MOU를 맺었던 펀드온라인코리아, 대우증권과의 사업 협력도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업체 중 가장 먼저 언론상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에임(AIM) 역시 금융권으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송은우 이사(CTO)가 회사를 떠나면서 개발에 차질을 빚었고, MOU를 맺은 증권사와의 전산 통합은 시작도 못했다.

에임은 일단 증권사와 연계한 계좌 개설없이 일단 온라인 자문업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문수수료를 내고 검증되지 않은 로보어드바이저에 투자할 개인들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문을 받는데 수수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한국시장에서 온라인 자문업만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에임은 이달 내 투자자문업·일임업 자격 등록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법인조차 설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이유 탓에 금융권으로부터 신뢰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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