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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자경위, 후계구도 '힌트' 주었나 '전문성' 무게둬 인사…후보군들 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

한희연 기자공개 2016-03-15 10:03: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4일 17: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전문성'을 강조한 자회사 CEO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한 회장 임기만료를 1년 여 앞둔 상황에서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힌트를 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었다. 결과적으로 한 회장이 현 그룹 상황에 맞는 '정석대로'의 인사를 단행하며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힌트를 한번에 찾기는 어렵게 됐지만, 그만큼 회장 후보가 가려지기 까지 후보군들의 선의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4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7개 계열사 임기만료 CEO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투, 제주은행, 신한신용정보 사장이 연임됐고,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환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자경위의 결정은 지극히 '정석대로 진행됐다'는 평가가 많다. 특수성이 있는 계열사에는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가 신한금투와 신한생명이다.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은 지난 2012년 이후 4년째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번에 또 한차례 연임됐다. 초임 2년에 1년 연임을 3번이나 하면서 최장수 CEO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강 사장은 금융투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 출신이 아니지만 자산관리와 금융투자 부문의 전문 CEO로 인정받으며 신한금융 내에서 독특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병찬 신임 신한생명 사장은 보험회사에서만 34년간 경력을 쌓았다. 신한금융도 이번 인사에 △보험업 전반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점 △신한생명 부사장으로 재임 시 탁월한 역량과 성과를 거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 신임 사장은 2001년부터 신한생명에서 상무와 부사장 등 임원을 지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한 회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 이때 이 사장의 능력과 경험을 눈여겨 본 한 회장이 이번에 발탁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자경위 결정은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ISA도입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전문가를 남기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주요 계열사 중 특수성이 있는 계열사에 전문가를 전진배치해 어려워진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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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사실 이번 자경위는 개최 전부터 그룹 회장 후계구도에 대한 한 회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돼 왔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 등 신한의 최고경영자 후계양성 프로그램 상 후보군이 되는 2명의 후보가 인사 대상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배구조및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명이 후보군에 포함돼 후보로 육성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2011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경영회의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일차적 후보"라며 "그룹 경영회의에 참가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후계자를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지난해 1월에도 "1차적으로 은행, 카드, 금투, 생명, 자산운용 사장이 1차 후보가 되고 가이드도 받고 있다"며 "수시로 전문가들과 경영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양성되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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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그룹 경영회의에 참석하는 멤버는 지난해 기준으로 11명이다. 한동우 회장을 위원장으로,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 사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룹의 CIB사업부문장과 WM사업부문장, 지주의 전략, 재무, 리스크 담당 임원은 열석자로 참여한다. 결국 그룹 경영회의에 위원으로 참석하는 조용병, 위성호, 강대석, 이성락, 민정기 사장이 모두 차기 회장 후보군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자회사 인사로 이성락 사장과 강대석 사장의 거취가 결정되면 후계구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었다. 결과적으로 강대석 사장은 연임되고 이성락 사장은 임기만료로 물러나 1년간 신한생명 부회장(고문)으로 지내게 됐지만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한 회장 본인도 신한생명 부회장으로 물러나 있다 그룹의 CEO로 발탁된 케이스라 '꺼진 불'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관리하는 후보군은 '전·현직 주요 계열사 CEO'을 대상으로 한다.

차기 회장을 놓고 벌이는 후보군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게 됐다. 막판 1년간 경영 실적을 확실히 보여 줘야만 내년 초 회장 후보 경합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군으로 알려지고 있는 인물 중 조용병 행장과 강대석 사장, 민정기 사장은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위성호 사장은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된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의 경우 지난해 초 건강상 이유로 퇴임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지난해 11월부터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이번 계열사 인사를 단행하며 후보군 중 어느 한 쪽에 힘을 싣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경쟁을 유도한 모습"이라며 "신한금융 후계구도 윤곽은 막판까지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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