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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소유·경영' 분리…故 원혁희 코리안리 회장은 향년 90세로 29일 별세..코리안리 도약 이끈 보기드문 보험사 오너

안영훈 기자공개 2016-03-31 09:54:0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0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사진)이 지난 29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
글로벌 재보험시장에서 11위(2014년 기준)인 코리안리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보험사를 고객으로 하는 재보험사라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코리안리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부문에서만큼은 국내 모범사례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철저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원 회장의 경영철학 때문이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20여년전 부실화 위기를 맞았던 코리안리가 현재 세계적인 재보험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15년간 '전문경영인' 경영위탁…아들은 '사원'부터 교육

지난 2007년 3월 코리안리는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창립기념일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대주주인 원 회장은 기념식 인사말 도중 당시 코리안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던 박종원 전 사장에게 다시 한번 회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창립기념식 인사말 도중 나온 원 회장의 요청에 코리안리 직원들은 박수로 환호했고, 그날 박 전 사장은 4연임의 기록을 세웠다.

3년 후 원 회장은 또 다시 박 전 사장에게 코리안리 경영을 부탁했다. 1998년부터 코리안리의 경영을 도맡았던 박 전 사장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5연임 CEO란 기록을 세웠고, 지난 2013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박 전 사장의 뒤를 이은 인물은 원 회장의 셋째 아들인 원종규 사장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바꿨지만 문제를 제기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원종규 사장은 오너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86년 코리안리의 해사부 사원으로 입사해 뉴욕사무소장, 경리부장, 해상담당 상무대우, 경리·해상보험손사 상무, 전무 등을 거쳐며 그야말로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토종 코리안리 직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회사를 무려 15년간 외인에게 맡기고, 자신의 아들은 사원부터 시작해 모든 실무를 경험하게 한 원 회장은 소유와 경영 분리의 대표적 사례가 됐고, 현재도 지배구조 투명성 사례발표에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제대로 키워보자'…'부실 공기업→ 글로벌 톱 재보험사' 도약

코리안리는 2014년 기준 임직원 306명, 평균 보수 1억1400만 원으로 취업시장에서의 '숨겨진 신의 직장'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코리안리가 이 정도의 회사가 될 줄은 몰랐다.

코리안리의 전신은 1963년 공사로 설립된 대한손해재보험공사다. 지난 1978년 민영화로 대한재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1980년 대 초반 원 회장은 코리안리 지분을 매입했지만 곧 모두 처분했다. 직원들은 나태했고, 사장은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져 미래가 없다고 본 것이다.

1998년 외환 위기는 당시 코리안리의 부실을 불러왔다. 재보험 시장도 개방되며 코리안리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원 회장은 다시 코리안리의 지분을 사들였다. 개인 최대주주로 제대로 된 회사로 키워보자는 사명감이 있었다.

새롭게 출발한 코리안리에서 원 회장은 '책임 경영과 실적에 따른 신상필책'을 경영신조로 내세웠다. 그 결과 현재 코리안리는 글로벌 11위 재보험사로 성장했다.

한편 고 원혁희 회장은 1926년 생으로 1951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1957년 대림산업에 외사과장으로 입사했고, 1972~1974년 풍림산업 사장을 역임했다. 1999년 코리안리의 비상근 이사를 맡은 이후 코리안리 명예회장, 상근회장(이사), 이사회 의장직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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