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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을 깬 하나멤버스의 성공 [thebell note]

안경주 기자공개 2016-04-04 10:15:5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1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대상 지식콘텐츠 서비스인 'SERI CEO'. 얼마전 이곳에 올라온 동영상 강연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으로 혁신하라'란 주제의 7분20초 남짓한 이 강연의 핵심은 통념을 깨는 과감한 혁신 아이디어였다.

강연자는 혁신 아이디어로 네스트사의 온도조절기, 쇼루밍을 내세운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꼽았다. 네스트의 경우 "왜 사람이 힘들게 온도 조절을 해야 하지? 기계가 사람의 존재 여부 등을 판단해 알아서 조절해주면 안 되나?"라는 식의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고객들이 눈치 보면서 쇼루밍하지 않고, 아예 더 재미있고 다양하게 쇼루밍하게 해주면 어떤 일이 생길까?"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념을 깨 이들의 아이디어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네스트는 구글에 32억 달러에 매각됐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개장 100일 만에 2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연자는 세 가지 예시 중 마지막으로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멤버스'를 혁신 아이디어로 꼽았다. 우리나라에서 왜 포인트의 현금화가 어려운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포인트=현금'이란 이전과 다른 개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강연은 설득력 있게 들렸다. 예컨대 많은 카드사나 통신사들이 사용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적립된 포인트는 다른 물건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소멸된다. 그래서 포인트는 돈과 다르다는 게 업계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하나멤버스는 이 같은 통념을 깬 것이다.

그 결과, 하나멤버스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5개월여 만에 회원 수 3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하반기에 500만 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뱅킹 앱을 제외한 부가서비스 앱에 대한 호응도가 이처럼 높은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단순히 회원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은행 수익의 기반인 고객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의 하나금융 고객 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계좌이동제의 본격 실시로 은행간 고객을 빼앗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하나멤버스의 강점은 더욱 부각된다. 이 때문인지 은행권에선 하나멤버스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우리은행은 계열사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되고 제휴업종의 포인트와 합산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우리멤버스'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흔히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은행권에서 통념을 깨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핀테크로 대표되는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서 기존의 관행, 통념만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도 정설이다. 결국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해 통념을 깬 금융회사가 이제는 나와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하나멤버스의 성공 사례가 눈길을 끄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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