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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WM 철학 "돌다리도 두들기고 간다" [하우스 분석]①김성미 부행장, '철저한 사후관리' 방점…지나친 소극성 '해결과제'

서정은 기자공개 2016-06-13 10:13:35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3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자산관리(WM) 사업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개인 고객들에게 공격적인 상품을 팔지도, 요란하게 마케팅을 하지도 않는다. 후발주자로 WM사업을 시작한 탓에 느리지만 철저하게 가는 법을 먼저 배웠다. 이런 영업철학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금융사들이 무리한 상품 판매로 뭇매를 맞을 때 기업은행 WM사업부가 도마에 오른 경우는 없었다.

◇ 단순한 조직 구성…김성미 부행장 이끌고 WM사업부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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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기업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기업은행의 자산관리 사업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김성미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다.

1982년 기업은행 공채로 입행한 김 부행장이 가진 현장 경력만 33년이 넘는다. 반월중앙지점장 시절 꼴등이던 지점을 반년만에 1등으로 끌어올린 성과는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김 부행장은 개인고객그룹 내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뱅크다. 영업 현장을 오래 누빈 덕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일 먼저 포착한다. 영업을 하면서 쌓은 적극성과 세심한 성격을 통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은퇴 브랜드인 'IBK평생설계'를 전 연령층에 맞게 확대한 것도 김 부행장의 아이디어였다. 고객의 재무상황을 토대로 은퇴준비도를 진단하는 은퇴설계시스템 오픈이나 'IBK평생설계플래너'를 전 영업점에 배치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개인고객들에게는 '힘내라! 대한민국' 마케팅 일환으로 역사체험, DMZ 방문, 대학 입시설명회 등을 제공했다. 일일이 현장을 다 돌아다닌 덕에 김 부행장의 사무실에는 행사 사진이 유독 많이 쌓여있다. 능력있는 전문계약직들을 발굴하고 독려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바꿔야한다는 의견을 낸 것도 김 부행장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WM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준 인물은 김 부행장"이라며 "부행장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에 더 탄력이 붙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사 내 WM사업을 맡는 부서는 WM사업부다. 개인고객그룹 안에 속해있고 오영국 부장을 포함해 총 27명의 직원이 소속돼 있다. WM사업부의 과거 명칭은 PB고객부로, 2002년 PB전문점 도입과 출발을 같이했다. 이후 고액자산가들을 타깃으로 하는 PB센터를 개설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업은행은 지점에 PB를 배치하는 PB전문점만으로는 PB서비스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남WM센터를 시작으로 기업은행은 현재 4개의 WM센터(복합점포)와 5개의 PB센터를 관리하고 있다.

WM사업부 구성은 비교적 단순하다. PB영업팀, VIP영업팀, 자산컨설팅팀, 일임ISA 등 4개 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WM사업단 등 독립된 그룹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키워가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WM사업부를 그룹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PB영업팀은 WM센터 및 PB센터에 대한 운영관리, 기획 등을 맡는다. 센터별 목표 배정, 평가, 실적관리 등은 PB영업팀이 주축이 돼 이뤄진다. PB영업팀이 머리라면 VIP영업팀은 손과 발이다. VIP영업팀은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VM(VIP Management) 팀장 관리, 윈클래스 지점 선정 등을 맡는다.

올들어서는 일임ISA팀이 새로 꾸려졌다. 은행권의 투자일임이 허용되면서 ISA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팀이다. 기업은행은 일임형 ISA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하는 등 자산관리 영역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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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후관리 강화…소극적인 영업방식 '한계'

WM사업부 내에는 숨겨진 팀 하나가 더 있다. 공식적인 팀 형태는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다. 자산컨설팅팀 내부에 있는 사후관리팀이 그렇다.

사후관리팀은 올해 1월 WM사업부를 맡게 된 오영국 부장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오영국 부장은 2010년 PB고객부 내 팀장으로 일할 때부터 사후관리팀을 구상했다. 사후관리팀 인원은 현재 2~3명으로, PB센터에서 팔리는 상품에 대한 A/S를 지원한다.

오 부장은 "고객들과 민원이 나타난 사례를 보면 수익률을 까먹었다는 것보다 관리를 안해줬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며 "전체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VM팀장들을 다 만나 '사후관리는 본사에서 할테니 상품판매에만 매진해달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사후관리팀 신설을 앞두고 권선주 은행장에게 "절대로 민원이 생기지 않을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이같은 노력에도 기업은행의 소극적인 영업 방식은 여전히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기업고객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은행 내부에서 WM사업의 중요성은 덜 부각된 탓이다. 외부에서는 기업은행이 KT ENS 사태 등을 겪으며 '보신주의'가 더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임기가 정해진 임원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조직적인 문제도 종종 나온다.

또다른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는 책임감 탓에 WM사업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방식을 고수하는 측면이 있다"며 "경직된 조직 문화도 바꿔야 WM사업도 탄력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기업은행 WM사업부는 경쟁력 있는 금융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자산관리채널을 구축하고 PB전용상품을 확대해 1억 원 이상의 우수고객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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