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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설 재부상하는 이유 해수부 입장변화, 동일 해운동맹 가입시 운영 효율성 떨어져

이호정 기자공개 2016-06-08 08:40:2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7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양사의 사업구조 및 운항노선이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동일한 해운동맹 가입이 유력한 만큼 굳이 투 트랙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해양수산부(해수부)도 기존 2개 국적선사를 유지해야 한다던 입장에서 모두 살릴 수 없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서고 있다는 점도 합병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배경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로 다른 해운동맹에서 경쟁하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한 배를 타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합병설이 재부상하고 있다. 주력 사업과 노선 등에서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운영효율성 측면에서 2개의 국적선사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 1분기 1조 5928억 원의 매출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1조 4809억 원을 컨테이너선 사업을 통해 올렸다. 현대상선도 컨테이너선 사업의 매출이 9688억 원으로 전체의 79.3%에 달했다. 두 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가 거의 동일한 가운데 미주와 유럽 등 운임노선도 대부분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이 제3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경우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다른 해운동맹에서 활동할 당시 이 같은 실적을 올렸던 만큼 파이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의 물동량이 줄고 있는 것도 합병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배경이다. 한진해운의 물동량은 올 1분기 부산항 기준 40만 5503TEU로 18.8% 줄었고, 현대상선은 29만 1454TEU로 3.2%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 특성상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현재 같은 불황 시기에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덴마크 머스크라인도 잇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면서 세계 1위로 발돋움한 경우다. 이 회사는 올 들어 불황으로 운임이 25% 넘게 떨어졌음에도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비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중국 1·2위 해운사이던 중국원양운수(COSCO)와 중국해운그룹(CSCL)의 합병,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CGM의 싱가포르 넵튠 오리엔트 라인스(NOL)의 흡수합병, 독일 하팍로이드도 쿠웨이트 UASC와 합병 논의 등 글로벌 해운사 간 M&A도 활발하다. 때문에 해수부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수부는 앞서 "국적 정기선사는 2개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민경제에 무리를 주면서 양대 선사를 모두 살릴 수는 없다"며 "하나라도 살아남는다면 최악은 면하는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보기에 따라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또 일각에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을 흡수합병 하는 방안을 해수부가 검토 중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산업은행 주도 하에 구조조정을 마치고 자회사로 편입되면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을 통한 회생을 우선순위로 정한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두 회사 모두 조건부 자율협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만큼 합병을 논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어느 한쪽이든 자율협약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가는 상황이 되면 합병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해 합병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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