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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한계치…수출 시장 확대가 관건 [영화투자시장 뜯어보기②] 다른 콘텐츠 비해 한류열풍서 소외...120분 만에 정서 간극 좁혀야

김나영 기자공개 2016-06-20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0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류 열풍의 중심에서 사실상 영화는 비켜나 있다. 드라마나 콘서트와 달리 수출도 많지 않다. 이렇게 되면 자본이 더 유입되더라도 곧 한계성이 드러난다. 국내 영화가 내수에서만 통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문화콘텐츠 중 영화는 여타 콘텐츠와 구별되는 특수성이 있다. 그런 연유로 국내에서도 산업 측면에서 차지하는 포션보다는 투자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콘텐츠들이 투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외국자본들의 투자유치에서 드라마나 음악, 게임 등에 비해 밀리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국산 영화 경쟁력 강화...'스크린 쿼터' 옛말

국내 영화는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한국 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 쿼터)라는 보호제도 속에 존재했다. 스크린 쿼터는 영화관이 연간 146일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만 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이 스크린 쿼터는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과 맞물려 미국 측의 요구에 의해 73일로 축소됐다. 영화인들은 외산 영화가 국내 영화를 모두 고사시킬 것이라며 극렬히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73일의 룰은 지금까지도 국내 영화 의무상영일수의 근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 영화가 발전했다. 10년 전에 비해 국내 영화의 콘텐츠 질적인 측면이 상승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여기에는 정책자금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영화펀드 등을 통해 꾸준히 간접투자된 이유가 크다. 한정된 시장에 자본이 유입되면서 좀 더 좋은 영화들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자본들도 영화 배급에 관심을 갖고 플랫폼을 확대해나갔다. 멀티플렉스와 같이 여러 상영관을 가진 영화관들이 거리마다 빽빽하게 들어섰다. 티켓 값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비교적 낮게 책정됐다. 이로써 영화는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여가활동 중 하나로 자리잡았고 한국 영화에 대한 선호도도 함께 올라가면서 투자시장을 형성해갔다.

◇ 영화 수출액, 게임·음악·드라마에 크게 밀려

실제로 내수 영화시장은 이미 10년간 3배라는 규모의 성장을 달성했다. 그렇지만 시장의 한계는 좁은 영토와 인구의 감소, 접근가능한 대상의 포화 등으로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결국 해외로 뻗어나가는 길이 답이라는 생각으로 마침 불어닥친 한류 열풍에 환호하기도 했다.

문제는 영화의 경우 다른 콘텐츠와 달리 수출에 있어 약세라는 점이다. 제대로 된 한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가끔 영화제에 출품하는 작품들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작품성만 가지고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영화라도 수익을 보지 못하기 일쑤였다.

국내 영화 콘텐츠 수출액은 2014년 기준 2638만 달러(약 305억 2166만 원)로 전년 대비 28.8% 감소했다. 이는 게임 수출액 29억 7383만 달러(약 3조 4407억 2131만 원)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100분의 1 정도 수준이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음악 3억 3576만 달러(약 3884억 7432만 원), 드라마 1억 8913만 달러(약 2188억 2341만 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2015년 추정치는 소폭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 역시 다른 콘텐츠에 비해서는 매우 부족한 수치다.

◇ 외국자본에 어필하는 영화투자시장 형성돼야

수출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서의 격차와 같이 좁힐 수 없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언어의 차이는 곧 문화의 다름이며 정서의 간극이다. 그런 만큼 이를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설득할 수 있어야만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다른 콘텐츠와 영화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영화는 음악과 같이 접하는 즉시 흥을 느낄 수 있는 4분 내외의 콘텐츠가 아니다. 그렇다고 드라마처럼 기본 2개월에 160시간을 들여 납득시킬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겨우 1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수출의 경우 정서의 격차까지 극복해야 한다. 아직 국내 영화는 이 부분을 따라잡기 힘든 것으로 판단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콘텐츠를 다루는 드라마 제작사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달리 투자유치에 있어서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자본의 투자 증가율만 놓고 봐도 영화 쪽은 게임, 드라마,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더 많은 자본이 유입돼 진정한 영화투자시장이 성립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영화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화 특유의 서사나 형태를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다른 콘텐츠의 작품 프로젝트나 회사 지분투자 등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경우를 분석해 영화에도 적용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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