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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서비스업계 삼성전자' 물거품 되나 [흔들리는 롯데]2.1조 투자 계획 무산 가능성…월드타워점 특허권 재확보 불투명

장지현 기자공개 2016-06-13 08:07:2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2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논란으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롯데면세점을 '서비스업계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올 연말에 있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대한 신규 특허 심사도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공모한 자금 가운데 최소 2조873억 원을 면세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순조달금 2조8809억 원의 72.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공모자금 대부분을 국내외 면세사업 확대에 쓰겠다는 의미다.

호텔롯데는 공모구조를 신주발행 25.04%(3420만주), 구주매출 10%(1365만5000주)로 짰다. 호텔롯데의 희망공모가 밴드의 최저가액(주당 8만5000원)을 적용할 경우 모집·매출 총액은 4조677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발행 분담금과 업무수수료 등 발행비용으로 260억 원, 구주매출로 1조 1607억 원이 각각 들어간다.

롯데그룹은 해외 면세점 인수, 명품 브랜드 인수에 1조7000억 원,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일본 오사카 시내면세점 등 해외 신규 면세점 오픈에 1770억 원, 소공점 확장, 인천공항점 3기 오픈, 신규 물류센터 오픈 등 국내 면세사업 확대에 1726억 원, 해외 통합 IT시스템 개발에 377억 원을 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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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년 하반기 그룹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하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네이처리퍼블릭 입점 로비의혹으로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한 상황에서 호텔롯데가 다시 비자금 조성 혐의로 다시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상장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28일 거래소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승인을 통보 받았다. 거래소는 예비심사승인 후 6개월 내에 본 심사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예비심사승인의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7월 28일까지는 공모 청약을 모두 완료해야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7월 말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이라며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사·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면세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내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롯데그룹 국적논란 속에서도 면세사업은 특혜 사업이 아니라고 밝히며 사업 확대 계획을 분명하게 전했다.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롯데면세점은 세계 면세시장에서 3위 규모로 면세점은 매우 어려운 사업이며 돈을 벌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도 5~7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1980년대에 34개 회사에 대해 면세점 운영권을 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문을 닫거나 피인수되면서 8개정도까지 줄었다"며 "앞으로 롯데면세점을 세계 면세시장 1위의 기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초 롯데그룹은 이탈리아 면세업체 월드듀티프리(WDF) 인수전에 참여했다. WDF의 점유율은 6.98%로 호텔롯데가 이를 인수했다면 세계 시장 점유율 14.53%가 되면서 단번에 세계 2위 업체로 뛰어 오를 수 있었다. 때문에 WDF인수를 위해 4조 원을 배팅하고 신동빈 회장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인수를 독려했다. 하지만 결국 WDF는 기존 1위 면세사업자인 듀프리가 가져갔다.

롯데그룹은 면세업체뿐만 아니라 최근 명품브랜드 인수도 검토해왔다. 면세점이 명품 브랜드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것이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 2위 DFS면세점도 모기업 프랑스 명품브랜드 그룹 '루이뷔통 모엣 헤너시(LVMH)' 덕에 급성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기적 계획뿐만 아니라 당장 올 연말에 있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재확보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연 매출 6000억 원 규모의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말 동대문 두산면세점에 사업권을 뺏겼고, 오는 6월 30일 폐점이 예정돼 있다.

다만 지난 4월 관세청은 서울 시내에 면세점 신규 특허 4개를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업 재개의 길이 열렸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을 후보지로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전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신영자 이사장의 로비의혹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특허권 재확보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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