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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건설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6-06-15 08:00:5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4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건설사 인수합병(M&A)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은 호반건설, SM(삼라마이다스)그룹, 세운건설이다. 그 중 세운건설은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봉명철 회장이 1995년 설립한 세운건설은 마치 보아뱀처럼 자신보다 덩치가 큰 기업을 잇달아 집어삼켰다. 2012년에는 금광기업을 인수했고, 지난해는 남광토건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극동건설 인수도 마무리지었다. 극동건설은 지난 달 29일 회생계획안에 따라 기존 주식을 모두 소각했다. 그리고 다음 날 신주의 효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주현황은 세운건설 36.36%, 금광기업 36.03%, 한솔건설 20.20%, 봉 회장 6.73%, 조기붕 한솔건설 대표 0.67%로 최종 정리됐다.

세운건설은 연이은 M&A를 통해 명실상부한 중견 건설사로 도약하게 됐다. 세운건설, 한솔건설, 금광기업, 남광토건, 극동건설의 2015년 매출액을 단순 합계하면 7458억 원이다. 세운건설이 인수한 기업 모두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어 향후 관련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처럼 세운건설의 행보는 거침없고 성공적인 듯 보이지만, 일부의 우려 섞인 눈빛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먼저 세운건설이 피인수기업의 경영 안정화보다는 추가 M&A에만 몰두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로 금광기업은 인수 첫해인 2012년에 전년보다 매출이 22.52% 줄었다. 그 후 지난해까지 역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데 M&A에 투입돼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했다. 금광기업은 남광토건에 100억 원, 극동건설에 107억 원을 투자했다.

인수 초기에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세운건설은 남광토건을 인수한 뒤 광주지점 설립을 추진했다. 그리고 영업 등 일부 부서만 제외하고 본사 인력들을 광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광토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극동건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극동건설 노조는 세운건설이 인수하면 남광토건 처럼 될 것을 우려, M&A 반대를 표명했다. 그리고 올해 초 서울시 서초구 금광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봉 회장이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소통하거나,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현재까지 극동건설에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기업 최고경영자의 명확한 비전과 의중을 모르는 극동건설 관계자들은 뒤숭숭할 수 밖에 없다.

세운건설이 단기간에 성장하기 위해 다른 기업을 사들이는 것은 필요한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불완전한 M&A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서운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불안한 시선을 떨쳐 내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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