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오락가락' 유효등급..공모채 앞두고 고심 신용평가사 3곳, 입장차 극명…본평가 의뢰, 금리밴드 등 장고
김시목 기자공개 2016-07-13 11:43:26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1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에서 바라보는 SK케미칼의 실질 신용도는 A0 일까, 아니면 한 노치 아래인 A- 등급일까. 11일 기준 유효신용등급은 A-이지만 이마저도 향후 회사채 본평가 결과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같은 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사 간에도 SK케미칼에 대한 등급전망이 또다시 엇갈리고 있다.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지난달 정기평가를 통해 SK케미칼에 대해 각기 다른 평가 결과를 내놨다. 가장 늦게 발표한 한국신용평가가 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부여하며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A0 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서도 등급전망이 갈렸다.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앞둔 SK케미칼은 투자자에게 제시할 공모구조를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트랜치와 희망 금리밴드 등을 확정하지 못하고 계속 논의 중이다. 지난해 '부정적' 전망이 달린 이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던 점도 부담을 배가시키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수적 평정에 나선 한신평을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
◇ 유효등급 '오락가락'…신평사별 입장차 선명
한기평은 가장 먼저 SK케미칼에 대한 정기평가 결과를 내놨다. 지난달 2일 SK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0'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등급전망의 '안정적' 회복 논리로 유상증자 이후 차입부담이 완화된 점과 수익성 개선 추세를 들었다.
한기평은 동시에 등급하향 트리거로 EBITDA마진 6% 이하 하락과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상태를 제시했다. 올 1분기 SK케미칼의 EBITDA마진은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8.5%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40.1%를 기록하며 A0으로의 당분간 강등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NICE신평은 한기평에 이어 보름 뒤 결과를 내놨다. 한기평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했지만 등급전망이 달랐다. 지난해 2월 이후 '부정적' 등급전망을 조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당폭의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과중한 차입부담 대비 현금창출력 개선이 제한적이란 전망이다.
한신평은 가장 늦게 평정에 나서 회사채 시장에서 통용하는 유효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한신평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A-로 타 평가사 대비 한 노치 아래를 유지해 왔다. 이번 정기평가에서도 동일한 평정을 내렸다.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선 영업이익률 6% 이상, 총차입금/EBITDA 지표 7배 이하를 제시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2년 이후 한 차례도 6% 넘지 못했고 총차입금/EBITDA 배수 역시 트리거 달성이 요원한 상황.
시장 관계자는 "3곳의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트리거를 보면 평가사별로 입장차가 분명해 등급 스플릿이 해소되긴 어려워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결국엔 SK케미칼이 수익성 개선과 차입금 감축 등 대폭적인 재무실적 개선이 선행되기 전까지는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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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사·주관사, 트랜치 및 금리밴드 '고심'
당장 회사채 발행을 앞둔 SK케미칼은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공모 구조를 짜는데 깊은 고심에 빠졌다. 이달 20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트랜치(tranche)나 금리밴드 등 세부적인 구조를 확정짓지 못했다. 회사채 본평가 결과에 따라 유효등급이 다시 조정될 변수도 상존하고 있다. 정기평가 결과와 같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한신평을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신평사에만 의뢰하는 것도 가능하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SK케미칼의 개별 민평금리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2.63%, 3.08% 수준이다. SK케미칼의 신용등급인 A-와 A0 사이 중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A- 신용등급의 민평금리가 2.83%, 3.38% 수준이고, A0는 2.48%, 2.86%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회사채 직전의 본평가 결과에 따라 유효등급이 다시 바뀔 수도 있어 섣불리 구조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 앞선 발행에서 미매각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수요예측 성공을 위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이 공모채 시장을 찾은 것은 약 18개월여 만이다. 당시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200억 원, 400억 원 가량씩 조달을 추진했다. '부정적' 등급전망(Credit Outlook)이 달린 탓에 금리밴드 상단을 30bp까지 열었다. 하지만 3년물에서 유효수요 확보에 실패하며 미매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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