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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자사주, 최성원 체제 '핵심' [지배구조 분석]자사주 보유비중 22%...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안전판 역할

김선규 기자공개 2016-07-21 08:26:0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동제약의 높은 자사주 비중이 최성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 안전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사주 비율이 높을수록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20%가 넘는 자사주 비중은 최 부회장의 경영권 안정화 및 향후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2.6%(1184만주)에 달한다. 자사주 평가액은 18일 종가기준으로 1170억 원에 이른다. 제약사 중 자사주 비율이 20%가 넘는 회사는 광동제약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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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광동제약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높은 자사주 비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 부회장이 보유한 광동제약 지분은 6.59%에 불과하다. 여기에 어머니 박일희 여사, 아내 손현주 씨, 아들 최윤석 등의 오너일가 지분을 모두 합쳐도 10%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최 부회장은 광동생활건강과 가산문화재단을 통해 광동제약 지분 8.05%를 우회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17.85%로 다른 오너기업에 비해 지배구조가 취약한 편이다.

최 부회장은 낮은 지분율을 보완하기 위해 자사주를 활용했다. 의결권이 제한돼 있는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의결권 수가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기존 최대 주주의 지배력이 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2004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취득하면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유통주식 총수는 크게 감소했다. 그 결과 최대주주인 오너일가의 의결권이 더 강화됐다. 최 부회장은 유통주식기준으로 지분율이 8.52%까지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특수 관계인 지분까지 고려한다면 추가 지분 매입 없이 23.05%까지 실질 지배력이 증가하게 된다.

광동제약은 자사주를 2004년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최 부회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 전면으로 나선 시기다. 2004년 24억 원을 들여 자사주 200만 주를 처음 매입한 광동제약은 이후 꾸준한 장내매수 등을 통해 자사주를 확대했다. 2005년 말 3.8%에 불과했던 자사주 비중은 2008년 10.4%, 2010년 14.8%, 2012년 20%대를 돌파했다.

2014년 6월까지 10년 간 자사주를 매입한 덕분에 자사주 비중은 23.74%까지 상승했고 총 매입가액만 483억 원에 이른다. 광동제약은 간혹 자사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우리사주조합과 2013년 맺은 '자기주식 처분지원 합의서'에 따라 지난 3년 간 자사주 86만 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겼지만, 높은 자사주 비중을 유지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자사주는 지배력 강화뿐만 아니라 경영권을 위협받을 경우 우호세력에게 팔아서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지키는데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도 큰 힘을 발휘한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기업을 분할할 때 지주회사는 자사주만큼 사업회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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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회장의 개인회사와 공익재단도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최 부회장이 지분 80%을 보유 중인 광동생활건강은 2004년부터 광동제약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광동제약이 자사주 매입 시기와 동일한 시점이다.

광동생활건강은 2007년과 2008년 광동제약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2년 동안 장내매수를 통해 획득한 주식수는 60만 주에 이른다. 광동생활건강은 2006년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옥수수수염차 등 건강음료를 광동제약으로부터 떼다 팔면서 상당한 수익을 남겼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광동제약 주식을 대거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동생활건강은 2013년 최 부회장의 누나인 최행선 씨로부터 광동제약 주식 40만 주를 92억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아버지인 고 최수부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최 씨는 매각을 통해 발생한 자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고, 최 부회장은 세 부담 없이 광동제약 지분을 상속 받는 실익을 챙겼다.

또한 최 부회장은 공익법인 가산문화재단을 통해서도 지배력을 공고히 다졌다. 가산문화재단은 지난 2013년 최 회장으로부터 주식 228만 주를 증여 받으며 광동제약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가산문화재단을 통해 아버지인 최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우회 승계 받은 최 부회장은 재단을 통해 광동제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지배구조 재편과 경영권 강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쓰이는 거래 장치인 자사주, 공익재단, 개인회사를 모두 활용했다"며 "이를 통해 오너일가는 지배구조를 다지는데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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