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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이 우리은행 노리는 까닭 [thebell desk]

문병선 기자공개 2016-07-22 10:03:1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1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안방보험그룹은 은행 투자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청두농상은행 투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안방투자관리회사'라는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11년 여러 보험회사 설립에 주력하다가 전격적으로 청두농상은행 지분 35%를 매입해 1대주주에 오르면서 처음으로 은행을 소유한다. 이후 2014년 초상은행 지분을 사들이고 민생은행의 1대주주에도 올랐다.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지분 100%를 매입한 시기도 2014년이다. 비록 실패했으나 그해 11월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할 정도로 은행 인수에 맹렬했다. 지난해 초 민생은행 A주식 약 24억 위안(한화 약 4069억 원) 어치를 더 사들여 지분율을 18.35%에서 19.28%로 높이기도 했다.

국내엔 보험업 주력으로 알려진 안방보험그룹이 사실상 보험 자산보다 은행 자산 비중을 더 많이 가진, 은행 주력 사업자였던 셈이다.

안방보험그룹이 왜 은행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여럿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 거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1대주주)를 확보해 보험상품의 판매망으로 은행 지점을 활용하려 한다'는 정도다. 축적 과정은 불확실하지만 은행 인수 이후 불어난 자산 또는 늘어난 보험사의 수익금으로 기업 주식을 사거나 부동산 거래에 나서는 것도 안방보험그룹만의 투자 스타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안방보험그룹은 우리은행 1대 주주 지분(10%) 인수 의사를 국내 매각측에 다시 전달, 모종의 인수조건을 제시했던 것으로 금융권에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동양생명 인수와 알리안츠생명 인수 시도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을 보험업이 아닌 은행업에서 벌이는 것이다. 안방보험그룹이 우리나라 금융회사 투자에 왜 이토록 애달은 것인지를 알아내는 건 불투명한 안방보험그룹의 지배구조를 알아내는 일만큼 어렵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이 보유한 막대한 부동산 자산과 충분히 저평가된 주가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식사자리에서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만 모두 팔아도 지금의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자금을 만들 수 있다"며 원가로 계산된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주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은행만큼이나 맹렬하게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는 최근의 안방보험그룹의 투자 행보를 볼 때 충분히 매력있는 투자처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처럼 보험 계열사의 상품을 은행 판매망을 통해 대거 판매하려는 목적도 없지 않아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 방카슈랑스 현실을 볼 때 설득력이 높은 유추는 아니다. 또 중국에서처럼 은행을 투자금 조달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추측도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이 모르는 노하우나 경험이 안방보험그룹으로 하여금 은행·보험업 사이의 시너지 창출 방법에 대해 자신감을 줄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중국내 경험일 뿐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중국 사례를 볼 때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이럴 때 일수록 '민영화 추진'이라는 당면 과제 때문에 사고싶어하는 매수 희망자에게 굴욕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내어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1~2명의 사외이사 선임권 부여 등이다. 사고 싶어하는 쪽엔 '웃돈'을 얹어 파는 게 상식이고, 제 값을 받고 파는 일은 민영화의 제1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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