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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활가전 '심장' 창원공장 가보니 세탁기용 DD모터, 6초에 1대씩 생산…10년 무상보증 비결은 가혹한 품질테스트

창원(경남)=이경주 기자공개 2016-07-24 11:06:41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4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생활가전 컨트롤타워가 위치한 경상남도 창원시. LG전자는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과 성산동에 각각 1공장과 2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1976년 설립된 창원 1공장은 연면적 28만 제곱미터 규모로, 냉장고, 정수기, 컴프레서 등을, 198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연면적 52만6천 제곱미터의 2공장에서는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모터, 컴프레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2월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창원시로부터 부여 받은 명예도로인 ‘LG전자로(路)'를 지나 창원1공장에 들어섰다. 공장에 들어서니 수십 대의 컨테이너 차량, 한창 건설중인 20층 규모의 창원R&D센터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LG전자는 내년 말까지 창원R&D센터, 직원 생활관 등을 신축하기 위해 약 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핵심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세탁기용 DD모터, 로봇이 6초에 1대씩

LG전자는 핵심부품에서 완제품까지 H&A사업본부 내에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전세계 종합 가전 업체 가운데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을 직접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창원공장은 생활가전 완제품뿐만 아니라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컨트롤타워다. LG전자는 창원 2공장에서 모터를 생산해 같은 공장에서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에 바로 공급하고 있다. 1공장에서 생산된 컴프레서는 같은 공장의 냉장고와 정수기에 공급하고, 2공장에서 생산된 컴프레서는 같은 공장의 에어컨 생산라인에 투입된다.

창원 2공장 C동에서는 세탁기,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에 들어가는 모터와, 에어컨, 냉장고에 탑재되는 컴프레서용 모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석과 코일로 이뤄진 모터는 코일 감기, 코일 연결, 검사 등 크게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모터의 경우 많은 양의 코일을 균일하게 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치 물레를 곱게 짜는 것과 같다.

총 11개의 생산라인은 생산품목에 따라 공정 방식, 라인 길이 등이 다르다. 라인 길이는 짧게는 10m, 길게는 50m다. LG전자는 총 11개 라인 중 3개 라인에서 세탁기용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터 가운데 DD모터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 공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라인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용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코일을 감는 설비 10여 대가 컨베이어 벨트 위 모터들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천천히 흘려 보낸다. 코일을 감는 설비 옆에는 무게가 200kg이 넘는 코일 통이 있다.

DD모터 라인에서는 다른 라인과 달리 5대의 로봇이 분주하게 모터를 옮기고 있다. 코일을 감는 공정도 위쪽과 아래쪽 두 방향에서 동시에 이뤄져 6초에 DD모터 1대씩 생산된다.

LGE_창원1공장_컴프레서라인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에 위치한 창원 1공장 내 냉장고 컴프레서 생산라인에서 LG전자 직원이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있다.

◇청소기용 모터, 가혹한 품질테스트

생산라인 옆에 있는 신뢰성 실험실에서 다양한 모터들이 품질테스트를 받고 있다. 작업자들은 에너지 효율 측정을 비롯해 소음(무향·잔향), 진동, 수명 등을 실험한다. LG전자는 국가별 표준 규격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하고 있다. 코드제로 싸이킹의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 100여 대가 전원을 켜고 끄기를 수 천 회 반복하고 있었다. 이 모터는 흡입력이 205W(와트)로 무선청소기용 모터 가운데 세계 최고다. LG전자가 10년 무상보증을 할 만큼 품질을 자신한다.

바로 옆에는 DD모터가 심하게 흔들리는 둥근 판 위에 고정된 채 진동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격렬한 흔들림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 LG전자 관계자는 "이 실험에서 DD모터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냉장고의 심장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70m 라인 거쳐야 완성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등에 사용되는 컴프레서용 모터는 창원 2공장에서 생산된 후, 창원 1공장 B1동에 있는 컴프레서 생산라인으로 이동된다. LG전자는 B1동 2층의 3개 라인에서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냉장고와 정수기에 사용되는 소형 컴프레서, 일반 컴프레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3초에 컴프레서 1개씩 만들어진다. 맨 안쪽에 있는 생산라인에서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가 70m 라인을 통과하면서 조립, 용접 등 총 10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모터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리니어 모터는 컴프레서 생산라인에 투입되면 가장 먼저 코어와 체결된다. 코어는 모터에 전기를 흘려 보내주는 전자석으로 철심처럼 생겼다. 자동화 설비는 리니어 모터의 영구자석과 전자석 간의 간격인 ‘에어 갭(Air gap)'을 최소화해 더 작은 전류를 만들어내 컴프레서 성능을 높여준다.

리니어 모터는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가로 방향의 길다란 형태로 피스톤과 4쌍의 스프링을 연결한다. 탄성력이 높은 스프링을 균형이 유지된 상태에서 체결하는 것이 모터의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크기, 형태 등이 다른 컴프레서들은 제조 공정이 모두 끝난 후 뒤쪽의 검사실로 모인다. 작업자들은 모든 컴프레서에 대해 진동, 소음 검사를 거친 후 냉매 유출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한 후 대형 수조에 넣어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한다. 이후 컴프레서는 전용 승강기를 이용해 2층에서 1층으로 이동하고 검사 공정까지 완료한 후에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으로 옮겨진다.

B1동 건물 앞쪽의 신뢰성 실험동에서는 ‘R-134a' 냉매를 적용한 냉장고용 컴프레서를 테스트하고 있다. R-134a 냉매는 주로 미국에 판매되는 냉장고에 쓰이는 냉매다. 이 곳에서는 작은 서랍 구조의 300여 개 설비가 컴프레서 하나하나를 가혹 조건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에 대해 10년 무상보증을 하는 만큼, 전원을 켜고 끄는 것도 수십만 회 반복한다. 압력과 부하를 높여 부품의 마모가 생기는지를 확인하고, 영하의 극한 조건에서도 냉매가 정상적으로 순환하는지 등을 테스트한다. 컴프레서에 연결되는 부분에 수박만한 얼음이 생길 정도다.

노태영 컴프BD담당 상무는 "모터와 컴프레서는 생활가전의 심장이자 핵심 경쟁력"이라며 "세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배경에는 핵심부품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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