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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흔들어놓은 동양생명]EV와 주가의 괴리…차이나 디스카운트?④내재가치 평가 호전 불구 시장가치 평가 악화

안영훈 기자공개 2016-08-03 09:53:48

[편집자주]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안방생명보험에 인수되며 국내 제1호 중국계 보험사로 거듭났다. 인수회사 안방보험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동시에 피인수회사 동양생명이 겪고 있는 변화도 업계 이슈가 됐다. 중국계 보험사로의 변신 첫 돌을 한달여 앞둔 동양생명이 지난 1년간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동양생명의 변화는 향후 출범하는 제2호, 제3호 중국계 보험사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마중물이다.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2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가 안방생명보험으로 바뀐 이후 나타난 두드러진 변화 중 또 하나의 주된 변화는 EV(내재가치)와 주가의 괴리가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동양생명의 EV값은 안방생명보험이 인수계약을 맺기 직전인 2014년말 1조9073억원이었고 지난해말 1조9465억원으로 늘었지만 주가는 같은 기간 등락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더 떨어진 현상이 나타났다.

보험회사의 EV가 보험회사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해주는 지표는 아닐지라도 EV값과 주가와 괴리도가 커진다는 사실은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금융회사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가 두텁지 않아 생긴,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의 한 현상으로도 바라보고 있다.

EV는 미국 및 유럽 등에서 보험사의 실질적인 자본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보험사의 경우 보험상품에 내재된 현금흐름의 장기성으로 인해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평가 방식으론 제대로 된 가치분석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EV는 계리적 가정치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가정변화에 따라 그 값이 큰 폭으로 변동한다.

◇EV값 소폭 호전, 안방보험의 M&A 이유

동양생명은 '국내 제1호 상장 생명보험사'와 '국내 제1호 중국계 생명보험사' 두 가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10월 상장(IPO)한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에서 보고펀드로, 이후 지난해 9월 중국 안방생명보험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2009년 상장 당시 동양생명의 내재가치(EV)는 1조2313억 원이었다. 동양생명은 상장 희망공모가를 산정하면서 주당 EV에 1.37배의 배수를 적용해 1만70000원의 주당공모가를 결정했다.

2011년 보고펀드는 동양생명의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며 첫번째 새 주인이 됐다. 2011년 3월 기준 동양생명의 EV는 1조8236억 원이었고, 이를 총 주식수로 나눈 주당 EV는 1만7000원이다. 보고펀드는 주당 EV에 6.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동양생명을 인수한 셈이다.

지난해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지분을 주당 평균 1만7200원(인센티브 포함)에 안방생명보험에 매각했다. 2011년 인수 단가에는 못 미치지만 보고펀드가 앞서 2006년에 동양생명 주식을 주당 9000원, 2007년엔 주당 1만2000원에 샀던 것까지 계산하면 보고펀드 입장에선 남는 장사였다.

동양생명의 안방생명보험 인수는 지난해 9월 정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미 연초부터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지난해 초부터 안방생명보험은 동양생명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안방생명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직전인 2014년 말 기준 동양생명의 EV 총액은 1조9073억 원으로, 주당 EV는 1만7730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EV(조정순자산가치+보유계약가치)는 1조9465억 원을 기록했다. 보유계약가치(미래이익의 현가-자본비용)는 전년 대비 1540억 원이 줄어든 498억 원을 기록했지만 조정순자산가치가 당기순이익과 금리하락에 따른 평가이익 증가로 2430억 원이나 증가한 덕이다.

EV 총액이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주당 EV도 1만8100원을 기록했다. 안방생명보험의 동양생명 주식 평균 인수가가 주당 1만7200원 인것을 감안하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채 1년도 안돼 이미 투자원금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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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업황 전망 갈수록 어두어져

하지만 이런 셈법은 계리적 가정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EV 분석 방식일 뿐 시장의 평가와는 다르다.

안방생명보험이 보고펀드와 동양생명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일이었던 지난해 2월 16일 동양생명의 주당 종가는 1만1500원 이다. 지난해 말 주당 종가는 1만1650원, 지난 7월 29일 종가는 1만750원이다.

직전 1년간의 주식 거래를 봐도 한때 동양생명 주식은 주당 1만6250원(지난해 6월 12일)까지 치솟았다가 9720원(지난 1월20일)으로 최저점을 찍고 현재 소폭 오른 수준에 불과하다.

동양2

지난해 주당 결산배당액 620원을 현재 주가에 반영해도 주당 가치는 1만2000원을 간신히 넘을 정도다.

동양생명은 2016년엔 전년 대비 7.3% 증가한 1582억 원의 당기순이익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성공하고, 이후 호실적과 이로 인한 고배당이 이어진다면 몇년 후엔 투자원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를 품기엔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2년간의 호실적도 살펴보면 2014년엔 아파트 분양 일회성 이익으로, 지난해엔 메르스 여파로 인한 손해율 하락 수혜 덕이 컸다. 최근 영업적 측면에서 양로보험을 급격히 늘리고 있지만 1조5500억 원의 일시납으로 얻는 비차수익은 28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LAT 개정안 이슈, IFRS4 2단계 도입 등으로 보험업 자체의 업황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기대감만으론 주가부양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동양생명의 현 주가는 안방생명보험의 투자원금 대비 60%에 불과하다.

결국 안방생명보험에게 동양생명은 자체 평가에서 그 가치는 높지만 시가평가로는 평가손실이 나는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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