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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높은 실적가변성..신용도 오락가락 AA-급 상향 후 실적 하락 반전…현금창출력 약화, 차입금 급증 신용도 흠집

이길용 기자공개 2016-08-24 07:58:1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후 누렸던 호시절 덕분에 엄청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으로 거둬들인 현금으로 4조 원이 넘는 순차입금을 지난해 모두 갚았다.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모두 잡으면서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K하이닉스를 모두 AA-로 상향시켰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반전됐다. 현금창출력이 소폭 감소했고 투자 부담이 늘면서 차입금은 급증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신용평가사들의 하향트리거도 눈에 보이는 수준까지 가까워졌다. 신용등급 상향 당시 우려했던 업종의 높은 실적 가변성이 현실이 된 것이다. 다만 호시절에 쌓아놓은 넉넉한 현금 곳간이 아직은 신용도를 지탱해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 치킨게임 종료, 순현금 전환...지난해 AA-급으로 도약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대세였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 A+에서 AA-로 한 단계 도약했다. A급과 AA급의 위상은 회사채 시장에서 극명히 갈린다. 대표적인 큰 손인 보험사들 중에서 A급을 담을 수 있는 곳들은 손에 꼽지만 AA급은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투자할 수 있다.

2012년 SK하이닉스는 2273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당시 순차입금은 4조 6874억 원에 달해 신용도를 짓눌렀다. 이후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흔들리면서 반도체 치킨게임의 양상이 달라졌다. SK하이닉스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며 쌓이는 현금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다.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EBITDA는 2013년 6조 3798억 원, 2014년 8조 5334억 원, 지난해 9조 2893억 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2012년 4조 원이 넘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9727억 원의 순현금으로 전환됐다. 엄청난 현금창출력과 튼튼한 재무구조는 SK하이닉스를 AA급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Ba2에서 Ba1으로 상향시켰다.

◇ 전방산업 악화로 현금창출↓, 차입금↑...하향트리거와 근접

지난해까지 호시절을 누리던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이 이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지 못하면서 최고치에 근접해던 SK하이닉스의 영업현금창출력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도 잠재 위험 중 하나였다.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EBITDA는 3조 1933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환산 EBITDA로 계산하면 2013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차입금은 급증했다.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9220억 원을 기록했다.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해 이천공장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의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당장 신용도의 큰 저하를 가져올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멀게만 느껴졌던 신용평가사들의 하향트리거와 소폭 근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SK하이닉스의 하향 트리거를 연결기준 EBITDA마진 30%미만, EBITDA/CAPEX 0.9배 미만 지속을 제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30% 미만, 연결기준 순차입금의존도 지표 10% 초과다. NICE는 EBITDA 4조 5000억 원 미만, 순차입금 8% 이상으로 하향 트리거를 설정했다. 올해 6월말 SK하이닉스의 연결기준 EBITDA마진은 42.04%, 순차입금의존도는 6.51%로 하향 트리거는 충족하지 않는다.

다만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고 가격 경쟁이 자주 일어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 경쟁이 없을 때는 엄청난 현금을 얻을 수 있지만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해야 한다. 이 때 후발 주자와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게 된다면 외부 차입을 불가피하다. 현금창출력이 꺾일 경우 반도체 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SK 그룹 편입과 엄청난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신용도는 대폭 개선됐다"며 "다만 영업현금창출력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신용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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