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중금리 신용대출서 활로 찾았다 [저축은행경영분석]자산 1조 대형사로 등극, 흑자전환…CSS·리스크관리 지속투자 효과
원충희 기자공개 2016-09-13 09:20: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분당에 자리 잡은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중금리 신용대출 우수사례로 꼽힌 저축은행이다. 중금리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총자산 1조 원을 돌파, 대형저축은행으로 성장했으며 턴어라운드(흑자전환)까지 달성했다. 2013년 출범 초부터 SC(스탠다드차타드)은행 출신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경영진들이 인력, 시스템 등에 꾸준히 투자한 것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페퍼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총자산 1조 708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6월 말에 458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저축은행업계의 통념상 자산 1조 원 이상이면 대형저축은행으로 분류된다. 페퍼저축은행은 1년 만에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대형저축은행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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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5회계연도(2015년 7~12월)까지만 해도 적자를 냈던 페퍼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5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0월 호주 페퍼그룹으로 편입된 후 2년여 간 적자를 면치 못해 수차례 유상증자를 받아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페퍼저축은행은 환골탈태 수준이다.
경기도, 인천, 호남을 영업구역으로 둔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급증과 수익성 회복 비결은 중금리 신용대출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15~20%대 중금리 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대출채권의 60~70%가 신용대출이며 사업자대출(소호대출) 보다는 개인신용대출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밝힌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18% 정도.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은 5~6% 금리로 진행되고 있다. 전체 대출의 평균금리는 11%로 주 고객이 저신용자임을 감안하면 중금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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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신용대출 위주의 경영방침은 장매튜(사진) 사장을 비롯한 SC은행 출신의 경영진들이 페퍼저축은행 출범 때부터 구상한 것이다. SC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셀렉트론' 실패사례와는 달리 SC 출신들이 많은 페퍼저축은행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금융은 리스크관리가 생명이란 점에 포커스를 두고 여신심사역 및 리스크관리 인력 보강과 신용평가시스템(Credit Scoring System, CSS) 구축에 힘을 기울인 덕분이다.
여신영업은 주로 지점과 대출센터(여신전문출장소)에서 많이 한다. 지난 2013년 10월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분당 본점영업부와 안산지점 등 2개 지점을 확보했으며 그 해 12월 호남의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광주, 전주, 군산 3개 지점을 손에 넣었다. 이후 부천, 호남, 분당, 안산 등에 출장소를 오픈하면서 점포를 확대했다.
신용대출 영업의 실탄인 예수금 확보는 분당 본점에서 상당부분 해소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사를 분당에 둔 이유는 수신 때문"이리며 "분당과 안산지점, 호남 3개 지점에서 예금을 받고 있지만 분당에 경제력 있는 수신고객이 많아 자금 확보가 수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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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위험가중자산인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자본을 꾸준히 보충해야 한다는 점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후 2013년에 두 차례 걸쳐 총 150억 원, 2014년에도 두 차례 걸쳐 총 50억 원, 2015년에는 4차례 걸쳐 총 130억 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올해도 3월 60억 원, 6월 85억 원, 지난달 26일에 20억 원 등 총 165억 원을 추가로 증자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이 수년째 6~7%에 머물면서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한동안 순이익을 내지 못한데다 위험가중도가 높은 신용대출이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현상이다. 금융당국은 자산 2조 원 미만 저축은행의 BIS비율을 7월부터 7% 이상 맞추도록 지도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 "급격히 증가한 자산 때문에 증자를 자주했던 것은 사실이나 당사의 판단에서는 계획대로 잘 가고 있는 것"이라며 "2013년 출범 초기에는 자산 및 영업확대가 수월치 않았지만 상품별 CSS 구축과 리스크·여신인력 확충에 꾸준히 투자한 것이 지금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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