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18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페퍼저축은행의 로고를 처음 본 사람은 다들 고개를 갸웃거린다. 기업 로고에 그려진 빨간 고추 때문이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의 사명은 빨간 고추를 뜻하는 레드페퍼(Red Pepper)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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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은 지난 2014년 10월 패트릭 터틀 페퍼그룹 CEO가 방한할 때 풀렸다. 페퍼저축은행 직원이 건넨 질문에 패트릭 터틀 대표는 "페퍼(Pepper)는 요리의 주재료는 아니지만 양념으로 들어가 강렬할 맛을 낸다"며 "페퍼그룹 역시 세계금융시장의 메인은 아니지만 작고 강한 금융회사를 지향하기 때문에 회사명을 페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주류는 아니지만 강렬한 맛을 내는 금융회사. 지금의 페퍼저축은행을 표현하기에 딱 알맞은 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6월 말 4580억 원이었던 총자산이 올 6월 말 현재 1조 708억 원으로 급증해 저축은행업계를 놀라게 했다. 업계 통념상 자산 1조 원이 넘으면 대형저축은행으로 분류된다. 페퍼저축은행은 1년 만에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대형저축은행으로 거듭났다.
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10%대 중금리 신용대출이다. 경인(경기도-인천)지역 저축은행 중 가장 돋보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 소매영업부 임원 출신인 장매튜 대표를 비롯해 외국계은행 출신 전문 인력들과 1금융권 못지않은 신용평가시스템 덕분이다. 금융당국도 우수성을 인정해 중금리 신용대출 우수사례, 중소서민금융 우수 신상품으로 선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제 SBI·OK·웰컴 등 서울지역 메이저 저축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경인지역 대표선수로 거듭났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열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 경인지역 중금리 대출시장을 석권한 저력.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495억 원을 유상증자 해줬던 페퍼그룹이란 든든한 배경. 서울 대형저축은행들이 페퍼저축은행을 기대와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다만 최근에 아쉬운 소식을 들었다. 페퍼그룹이 로고를 개편해 상징이나 다름없던 빨간 고추를 지웠다는 것이다. 빨간 고추가 빠진 새 로고는 현재 호주와 유럽지역에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내년쯤이면 한국 페퍼저축은행도 새 로고를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로고가 바뀐다고 해서 회사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임직원들의 마인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페퍼만의 강렬한 맛을 내는 저축은행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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