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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불발' 원익IPS, 中 진출 지연되나 테라세미콘 흡수 계획 차질, 그룹 지주사 요건충족 행보

장소희 기자공개 2016-11-14 08:18:1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1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 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회사 역할을 맡게 된 원익IPS가 중국 시장 진출에 변수가 생겼다. 중국 고객사들과 관계가 공고한 테라세미콘을 흡수해 진출 시기를 앞당기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합병 불발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익그룹 차원에서 지주사 전환 이후 지배구조 정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국 진출 속도를 조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원익IPS가 지난 7일 테라세미콘 흡수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중국시장 진출 전략에도 변화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원익IPS는 중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수주 여러 건을 유치하며 현지 관계망을 구축해놓은 테라세미콘을 통해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 7월 원익IPS가 사업분할 후 지주회사인 원익홀딩스를 세우면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원익홀딩스는 중국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가스장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저가형 모델 개발을 시작하는 동시에 현지에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조인트 벤처를 통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사후 서비스(A/S)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구도를 그렸다.

원익그룹이 이처럼 중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데는 최근 중국 반도체,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앞 다퉈 신규 설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공급량에 따라 3~4년 간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을 나타내고 디스플레이업계도 약 3년 주기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2~3년이 장비업체의 이른바 '황금기'로 꼽힌다.

그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원익IPS의 경우 중국발 수주 황금기를 누리기에 다소 준비가 미흡했다는 자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지주사 전환으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역할을 나누면서 향후 2~3년 중국시장 먹거리를 본격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지난 9월부터는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는 작업도 시작했다. 기존에 상해 인근 무석 지역과 서안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던 반도체 설비 관련 법인 외에 쿤산에 추가적으로 반도체 장비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쿤산법인은 당장은 삼성전자의 3D 낸드 생산라인 확충에 따른 설비 수요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테라세미콘과의 합병을 통해 현지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로 관측됐다. 테라세미콘은 지난 10월에도 중국 패널업체 GVO(Go Visionox)의 148억 원 규모 OLED 열처리 설비를 수주하는 등 디스플레이 열처리 장비 위주로 안정적인 수주 실적을 내고 있다. 원익IPS가 합병 후 테라세미콘을 통해 중국 고객을 확보해 현지에서 사업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안이 불발에 그치면서 원익그룹이 중국진출에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익그룹 입장에선 테라세미콘 합병이 단순히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디딤돌 효과였을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자회사 지분 확보 위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익IPS가 테라세미콘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상황이라 두 회사의 협력이 현재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합병을 통한 의사결정구조를 일원화하는 등 효율성 측면에선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홀딩스 차원에서도 당장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한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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