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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토종 운용사에 너무 높은 벽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①국내 중소형운용사 중 마이다스·트러스톤 거래 눈길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9 11:41:07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999년 은행에서 펀드 판매가 허용된 이후 가장 먼저 펀드 판매에 나섰다. 씨티은행은 미국 본토에서 펀드 판매 경험이 있었던만큼 펀드 판매를 통해 수수료 수익, 즉 비이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걸 일찌감치 간파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오랜 펀드 판매 역사를 자랑하지만, 엄격한 파트너(운용사) 관리로 거래 관계가 있는 운용사가 많지는 않다. 라인업된 운용사는 20개 안팎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다수는 외국계 운용사다. 순수 토종 운용사는 7개에 그친다. 은행 계열 및 대기업 계열 운용사를 제외하면 마이다스에셋·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눈에 띈다.

◇ 토종 운용사 네트워크 7곳 불과..대기업·은행 계열 선호

23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공시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설정잔액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2조 6000억 원 수준이다. 10조 원에서 20조 원 사이의 설정액 추이를 보이고 있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씨티은행은 외국계 판매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국내보다는 해외펀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체 판매잔액 가운데 해외펀드가 1조 7218억 원으로, 약 66%를 차지한다. 해외펀드만 살펴보면 재간접펀드가 8455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해외주식형펀드가 6648억 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 펀드는 8784억 원(34%)에 그치고 있다.

해외펀드에 치중하다보니 외국계 자산운용사와의 네트워크가 견고한 편이다. 달리 말하면 토종 운용사와의 네트워크는 빈약하다는 의미다. 씨티은행이 공모펀드 판매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운용사는 모두 20곳으로, 이 가운데 14개가 외국계 운용사이거나 합작사다. 순수 토종 운용사는 7곳에 불과하다.

설정판매잔액이 높은 상위사도 대부분 외국계다. 슈로더(3190억 원)·이스트스프링(2900억 원)·피델리티(2829억 원)·JP모간(2648억 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1968억 원)·미래에셋(1917억 원)·KB(1914억 원) 등 국내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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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융투자협회

마이다스에셋·미래에셋·삼성·키움·트러스톤·한국투자신탁·KB자산운용 등이 씨티은행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국내 토종 운용사다. 대부분은 대기업 계열이거나, 은행 계열 운용사가 주축을 이룬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일찍이 씨티은행과 관계를 튼 운용사들은 삼성·LG(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으로 글로벌 회사로 이름이 알려진 대기업 계열사였다"면서 "2000년대 중반 국내 최고 자산운용사로 손꼽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거래 관계를 튼건 2006년 정도였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이름이 알려진 대기업 계열이나 은행 계열 운용사 등 대형 운용사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마이다스에셋·트러스톤운용 '눈에 띄네'..신영·한국밸류, 네트워크 없어

토종 자산운용사 가운데 장기간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중소형사로는 신영·한국밸류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이들 운용사는 씨티은행과 거래관계가 없다.

씨티은행과 거래 관계가 없는 한 운용사 관계자는 "씨티은행 홍콩 지역본부에서 펀드 성과뿐 아니라 운용사의 자본금 등 회사규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인지 회사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씨티은행을 뚫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티은행의 높은 벽을 뚫은 토종 독립계 중소형 운용사가 있다. 마이다스에셋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그 주인공이다. 마이다스에셋은 2004년 씨티은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04년 당시는 마이다스베스트트리오·마이다스블루칩배당 등 회사 대표펀드 수익률이 업게 톱자리를 다투는 등 회사가 한창 잘 나가던 때였다"면서 "일찍 씨티은행과 거래관계를 트긴 했지만, 현재 씨티은행에서 마이다스에셋펀드를 많이 팔아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에서 판매한 마이다스에셋운용 설정액은 20개 운용사 가운데 12위 수준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12~2013년 '트러스톤제갈공명증권투자신탁'을 시작으로 거래관계를 텄다. 이후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의 주요 판매처로 부상했다. 업계는 거래가 많은 외국계 운용사에서 공모로 출시된 롱숏상품이 없다보니, 씨티은행이 트러스톤의 롱숏펀드를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다이나믹코리아30펀드를 씨티은행에서 라인업 할 때 6개월 정도가 소요됐다"면서 "펀드 성과뿐 아니라 컴플라이언스나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을 꼼꼼이 따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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