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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선정 불발, 사업모델 불투명 [옐로금융그룹 독립③]P2P, 블록체인 등 선택집중 통해 독자적인 핀테크 영역 구축해야 생존

신수아 기자/ 류 석 기자공개 2016-12-02 08:21:1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혁 대표가 갑작스럽게 옐로금융그룹의 지분을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와 옐로금융그룹의 결별의 배경은 옐로금융그룹의 설립 배경부터 천천히 살펴봐야한다. 인터넷은행이라는 옐로금융그룹의 승부수가 불발에 그치며 내부적으로 사업 집중도를 높일 필요성이 대두된데다 시너지를 노렸던 옐로모바일이 도리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인터넷은행 승부수 불발...핀테크 얼라이언스 재편

옐로금융그룹은 지난해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가장 광범위한 업무 영역을 거느린 은행은 핀테크 분야가 가장 시너지 날 수 있는 주체기도 하다. 대출·자산관리·위험관리부터 빅데이터 영역까지 아우르던 옐로금융그룹 입장에서 인터넷은행은 최적의 승부수였다.

반대로 중금리 대출시장과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를 지향했던 옐로금융그룹은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비밀병기로 불렸다. '개인 금융 비서'를 내세웠던 인터파크에게 옐로금융그룹은 사용자의 모든 경제 생활을 핀테크로 연계해주는 키워드 였던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옐로금융그룹은 태생부터 인터넷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인터파크와 내부 리소스 등을 교류하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 온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옐로금융그룹은 지난해 2월 법인 등록을 마쳤으며, 4월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이는 실제 인터넷은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던 시점과 맞물린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에 선정되지 못하며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의 기대감을 과감히 덜어내고, 자생적인 경쟁력을 확립할 수 있는 청사진을 새롭게 써야만 하는 상황이 온 셈이다. P2P와 블록체인 등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핀테크 영역을 구축하고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던 자회사를 신속하게 가동시켜야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2월 인크·쿼터백투자자문·올리·렌딩박스 등이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알리고 있다. 4월에는 박상영·신승현 2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환했다. 핀테크의 특성상 세부 업무 분야가 모두 상당히 전문적이다. 투자와 총괄을 담당했던 박 대표와 금융과 보험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신 대표가 손발을 맞춰 서비스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복안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의 시너지가 불발이 된 상황에서 단지 핀테크 업계의 '옐로모바일', 혹은 옐로모바일의 관계사로 비춰지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었다"며 "독자적인 노선 구축을 위해 내부적으로 경영체제를 정비하고 대외적으로 지배구조상의 변수도 제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혁 대표 선택과 집중 '옐로모바일' 올인

이 대표의 옐로금융그룹 지분의 전략적 매각 뒤에는 옐로모바일 살리기라는 복안도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주주로서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던 이상혁 대표는 옐로금융그룹 지분 매각을 통해 회수한 현금 전량을 옐로모바일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옐로모바일은 신주 발행을 통한 투자 유치보다는 채무 성격을 가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주 발행에 따른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투자자에게 유리한 CB를 계속해서 발행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은 현재도 투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인데, 신주 투자는 재무구조와 높아진 밸류에이션 등의 이유로 어려웠다"며 "계속적인 CB를 통한 투자 유치로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옐로모바일의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옐로금융그룹 매각 대금을 활용해 옐로모바일의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관련 임직원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약 30% 수준이며, 구주의 벨류에이션은 약 1000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각 대금은 수 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대금 거의 대부분을 옐로모바일의 유상증자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결정은 옐로모바일과 옐로금융그룹의 주주들 간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옐로금융그룹은 이번 사명 변경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옐로모바일과의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2015년 옐로금융그룹 출범 당시 향후 옐로모바일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옐로'라는 이름을 공유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소 달라진 것이다. 옐로모바일과의 협력사라는 인식보다는 자체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이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옐로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이름도 비슷하고 이상혁 대표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옐로금융만의 정체성이 불명확했다"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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