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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초고속 승계의 흔적 '사조시스템즈 주주명부' [지배구조 분석]상속 절차 후 3세 개인회사 간 합병..'상속세 물납' 기재부도 주주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12 07:59:4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 오너 3세 개인회사인 '사조시스템즈'가 경영권 승계의 중심에 섰다.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상무는 사조시스템즈를 지렛대 삼아 계열사 지배와 상속 재원 마련 등 승계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여 간 긴박하게 진행됐던 승계 작업의 흔적들이 사조시스템즈 주주 명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사조그룹은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승계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이미 주진우 회장의 장남 주지홍 상무와 차남 고(故) 주제홍 이사가 각자 개인 소유 회사를 통해 사조그룹 지배력을 양분하고 있었다.

사조시스템즈

주지홍 상무는 사조인터내셔널이, 주제홍 이사는 사조시스템즈가 승계 '키'였다. 사조인터내셔널과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사조해표, 사조오양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며 그룹 지배력을 점차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2014년 7월 주제홍 이사가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승계 구도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오너 일가는 혼란을 막기 위해 빠른 속도로 주지홍 중심의 승계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먼저 주제홍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사조시스템즈 지분 51%를 아버지인 주진우 회장이 아닌 형 주지홍 상무가 전량 상속받는다. 주제홍 이사의 그룹 지배력을 온전히 주지홍 상무에게 이전시킨 셈이다. 상속절차는 2014년 4분기 중 마무리된다.

주지홍 상무는 이후 사조인터내셔널과 사조시스템즈를 활용해 지배력 강화와 상속 재원 마련 등 후계 승계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

먼저 작년 1분기 중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10.18%(17만 5401주)를 사조인터내셔널 등에 판다. 이 거래로 주 상무는 일정 부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3분기 중에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상속에 대한 세금 납부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갑자기 10% 지분(17만 2300주)을 가진 기타 주주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사조시스템즈 주주 이름과 주식 수량이 온전하게 공개된 작년 12월 말 기준 재무재표와 비교해보면 이는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주식수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정부 당국은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현물로 상속세를 내는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 사조그룹과 주 상무의 경우, 상속 자산 대부분이 유가증권인 만큼 상속세 물납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속 이슈까지 해결한 주 상무는 작년 12월에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인터내셔널을 합병시킨다. 합병은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합병 비율에 따라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인터내셔널 주주에게 주당 0.8202주의 신주를 줬다.

사조인터내셔널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던 주 상무는 합병 신주를 손에 넣으면서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기존 30.8%에서 39.7%까지 늘린다. 사조인터내셔널 주주였던 사조화인코리아도 신규 주주가 된다.

취암장학재단과 사조해표는 합병 후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사조시스템즈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연초 사조인터내셔널이 사들인 사조시스템즈 지분 5%는 합병 후 자사주가 됐다.

주 상무는 양 사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력도 강화시켰다. 당장 그룹 핵심 계열사 '사조산업' 지분율이 합병 후 18.75%까지 상승한다. 또 이후 외형 확대로 외부 차입 여력이 커지면서 금융권 돈을 빌려 지배력 강화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조시스템즈는 올해 10월 주진우 회장 보유 사조산업 지분 5%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거래대금 153억 원 중 130억 원을 금융권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최근 2년 간 긴박하게 승계 작업을 진행하면서 단순했던 사조시스템즈 주주 구성이 꽤나 복잡해졌다. 당장 주주 수도 3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계열사 간 지분 보유로 상호 출자와 순환 출자 고리 역시 더욱 단단해졌다.

따라서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한 명료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향후 추가적인 지분 정리 거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간 다양한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사조시스템즈 주주 구성이 복잡해졌다"며 "향후 독자 지배력 구축을 위해 내부 주주 관계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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