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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승부수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데자뷔 MBK, 미래에셋생명 IPO 때와 동일 전략…불확실성 확대, 업종 매력 저하 '난관'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19 13:53:4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맞춰 ING생명이 매각에서 기업공개(IPO)로 전격 선회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 시점에 맞춰 5년 만에 상장을 재개했던 미래에셋생명과 비슷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당시 받아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ING생명과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당시 기억을 상기해 이같은 전략을 다시 한번 구사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생명보험업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 등을 감안할 때 상장에 성공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ING생명은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ING생명 매각 자문사였던 모간스탠리는 IPO에서도 주관사로 활약한다. 국내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선정됐다. 이들은 발행사와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상리 방어체계) 이슈로 한-중 간 긴장 관계가 조성되면서 매각에 차질을 빚었던 MBK파트너스는 금리 인상 시점에 맞춰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상승하면 많은 채권을 들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은 일시적인 충격이 가해질 수 있으나 보유 자금의 수익성이 제고돼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ING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상장으로 지분 일부를 털어내고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상승에 맞춰 상장을 전격적으로 추진했던 미래에셋생명과 같은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자 곧바로 상장을 재개했고 공모가를 최고 수준으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필요한 MBK파트너스에게는 매력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 1년 주가 추이

미래에셋생명은 2009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원하는 밸류에이션이 나오지 않자 상장을 포기했다. 지난해 초 연내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자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3월 상장 재개를 선언했다. 상장 생명보험사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지 못할 정도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을 넘기면 상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수요예측 전 희망 공모가 밴드를 8200~1만 원으로 제시했다. 2011년 원했던 가격인 '주당 1만 6500~1만 7000원'보다는 낮은 가격이었지만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밴드 하단보다 700원 낮은 75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후 저금리가 지속되고 IFRS4 2단계 도입 등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액면가인 5000원 미만을 맴돌았다. 16일 기준 종가는 5500원으로 액면가를 회복됐다. 결과적으로는 미래에셋생명이 금리 인상이 대세로 굳었을 때 상장해 공모가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받아낸 것으로 해석된다. ING생명도 미래에셋생명과 비슷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ING생명의 구원투수로 나선 점도 미래에셋생명과 유사하다. 미래에셋생명 IPO 당시 국내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미래에셋생명보다 IPO 선배들인 동양생명·삼성생명·한화생명은 모두 2010년 이전에 상장을 마무리했다. 가장 최근에 생명보험사를 상장시킨 경험을 인정받아 ING생명 딜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주 투자자들이 상장 생명보험사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상장 생명보험사들 중에서 주가가 공모가를 넘는 곳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지난해 미래에셋생명 공모주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투자자들이 인정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은 미래에셋생명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 시점에 상장해 최대한의 밸류에이션을 얻겠다는 전략"이라며 "미래에셋생명 때 이미 공모주 투자자들이 당한 적이 있어 똑같은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먹힐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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