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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수수료 과욕, 외국계 IB 단체 보이콧 수수료 후려치기 부담, HSBC만 제안…경쟁입찰 요건 부족, IPO 난항 예상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26 15:13:0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남동발전이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에 철저히 외면 당했다. 주관사 제의를 받고 실제 제안서를 제출한 외국계 증권사는 HSBC 단 한 곳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 메이저급 증권사는 모두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쟁 입찰 요건인 복수 증권사 제안이 성립되지 않아 HSBC를 포함한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지 못하게 됐다. IPO 역시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어졌다.

외국계 증권사의 단체 보이콧은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 국내 증권사만큼 수수료를 후려칠 수 없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불참으로 국내 대표·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해외투자자까지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동발전은 지난 9일 국내 증권사 15곳, 외국계 증권사 5곳을 대상으로 RFP를 송부했다. 남동발전은 대표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 1곳, 공동 주관사는 국내외 각각 1곳씩 선정할 계획이었다. 지난 20일 제안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HSBC만 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발전은 최근 3년간 IPO 실적이 1000억 원을 넘는 곳들을 대상으로 RFP를 뿌렸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JP모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HBSC, 도이치증권이 RFP를 받았다. 이들은 공기업 딜의 박한 수수료, 과한 밸류에이션, 상주 인력에 부담감을 느껴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것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수료의 경우 대표 주관사가 제시하는 수준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IPO 딜의 경우 수수료가 최소 70bp 이상은 되어야 손익분기점(BEP·Break-Even Point)이 맞는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HSBC는 이번에 80bp 가량의 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증권사들이 대부분 20bp 내외에서 수수료를 쓴 것과 차이가 크다.

공개 입찰이 원칙인 공기업 딜은 두 곳 이상의 경쟁도 성립돼야 한다. 외국계 증권사는 HSBC 한 곳만 제안서를 내면서 경쟁 입찰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외국계 주관사는 선정할 수 없다. 외국계 주관사 없이 국내 주관사들로만 딜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업들이 수수료에 과도할 정도로 목숨을 걸어 딜을 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한다"며 "RFP가 나왔을 때부터 외국계 증권사들의 불참이 예고됐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주관사가 빠지면서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임무가 막중해졌다. 이들은 외국계 주관사 대신 해외 투자 물량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IPO 시장의 강자인 두 곳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해외 물량을 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증권사들이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만큼의 신디케이션과 투자 모집 역량이 부족해 국내에서 많은 수요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IPO 시장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잇츠스킨이나 쿠쿠전자 같은 딜에서 해외 투자자 주문을 스스로 가져온 경험이 있기는 하다"며 "다만 외국계 주관사가 할 수 있는 수준의 마케팅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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