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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PE, 연이어 '모럴 해저드 기업 도우미' 등판 벼랑끝 몰린 신원· 내츄럴엔도텍 CB 투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7-01-02 10:06:4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이하 루터PE)가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내츄럴엔도텍에 투자했다. 내츄럴엔도텍이라는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떨어질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루터PE는 내츄럴엔도텍에 투자하기 이전에도 오너의 탈세 혐의로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의류업체 신원에 투자하는 등 '모럴 해저드 기업 도우미'를 잇따라 자처하고 있다.

루터PE는 지난 20일 내츄럴엔도텍 전환사채(CB)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발행된 내츄럴엔도텍 CB는 표면이자율이 0%, 만기이자율이 3% 짜리다. 원리금 상환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보다는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환가액은 1만 7800원이며, 전환권 행사는 1년 뒤인 2017년 12월 21일부터 가능하다.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액면가가 500원인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공모가가 4만 원이었고, 상장 1년 뒤에는 9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 그 사이에 무상증자도 실시한 덕분에 내츄럴엔도텍 투자자들은 꽤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2015년 주력 제품인 백수오궁에 불량 원료를 사용했다는 혐의가 불거지자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10분의 1 아래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내츄럴엔도텍에 재직 중이던 임원들이 해당 정보를 사전에 입수,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소식마저 알려지면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루터PE는 내츄럴엔도텍의 현재 실적과 주가가 최저점이라고 판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전성기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어느정도의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잠재력)은 기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신 리스크 노출을 줄이기 위해 전체 지분의 10% 해당하는 신주로 전환 가능한 CB투자를 결정했다.

1년 동안의 암흑기를 겪은 내츄럴엔도텍은 루터PE의 투자금을 기반으로 재기를 모색키로 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제품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인증 절차를 마련했는데, 루터PE의 투자금은 광고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츄럴엔도텍은 최근 들어 이른바 '프라임 타임'에 텔레비전 광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터PE는 1년 전에도 비슷한 유형의 투자에 나선 적이 있다. 오너 일가가 탈세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의류회사 신원에 350억 원 규모의 CB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신원은 당시 오너 리스크로 인해 회사채 상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루터PE의 투자금은 단비 역할을 했다.

루터PE의 신원 투자 성과는 썩 좋지 않다. 박성철 회장과 아들 박정빈 부회장의 범죄 혐의가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오너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루터PE가 투자할 당시 2000원이 넘었던 신원 주가는 현재 1400~1500원 사이를 전전하고 있다. 해당 CB의 전환가는 1875원에 달해 사실상 주식 전환 통한 투자금 회수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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