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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2년 연속 2조 돌파…한투파 독주 '여전' [thebell League Table]신규투자 2조 464억, 스마일게이트·이앤인베 '부상'…바이오·부품소재 '투자집중'

김세연 기자공개 2017-01-02 08:08:5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국내 벤처캐피탈의 신규 투자 규모가 2조 원이 넘어섰다. 2015년(2조 858억 원)에 이어 두번째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창업·벤처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2016년에도 19개 벤처조합을 통해 1547억 원을 투자하며 2012년 이후 5년 연속 투자 1위 자리를 지켰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투자 집행이란 성적표를 거머줬다. 이앤인베스트먼트와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은 공격적인 투자 집행을 통해 2016년 한 해 가장 가파른 투자 확대를 이룬 벤처캐피탈로 이름을 새겼다.

늘어난 벤처투자 만큼이나 투자 영역도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에만 집중되던 투자는 전기·기계·장비와 화학·소재 부문 등 외면받던 제조업 분야로 눈을 돌렸다. 바이오가 여전한 우세를 기록했지만 ICT분야에서의 투자 둔화는 본격화됐다. 설립 후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2016년 벤처투자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힌다.

◇ 한투파, 부동의 1위 고수…스마일게이트·SBI·이앤 '약진'

머니투데이 더벨이 총 59개 벤처캐피탈과 신기술금융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2016년 벤처캐피탈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벤처조합의 총 투자규모는 2조 464억 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15년 투자 규모에 비해 2%(394억 원) 가량 줄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비록 상승세는 한 풀 꺾였지만 대형사부터 중소형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적극적 투자 소진 노력이 이어졌다는 점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청신호로 여겨진다. 상반기에 9319억 원이던 투자규모는 벤처캐피탈들이 하반기에만 1조 1145억 원 가량을 쏟아 부은 덕에 2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투자규모 상위 10개사는 2016년 연간 총 8567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15년(8876억 원)과 비교하면 3.5%(309억 원) 줄었다. 하지만 상위 10개 벤처캐피탈의 상반기 투자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4% 가량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들어 선전한 모습이 역력하다.

전체 벤처캐피탈중 2016년 한 해동안 가장 많은 벤처투자에 나선 곳은 역시 한투파였다. 한투파는 2016년 연간 1547억 원을 신규 투자하며 5년 연속 벤처투자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2016년 총 1450억 원 규모의 신규 벤처조합 2개를 결성하며 운용조합을 19개(투자가능 조합 11개)로 늘린 한투파는 바이오부터 반도체 검사장비, 증강가상현실(A·VR), 문화콘텐츠 등 전방위적 투자로 투자 저변을 넓혔다.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해외 펀드 조성, 해외 지사의 현지화 노력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역량 강화에도 활발한 한 해를 보냈다.

한투파를 제외하고 2016년 투자 시장에서 가장 많이 주목을 받은 벤처캐피탈은 단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연간 42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1035억 원을 시장에 투입했다. 2015년(7873억 원)과 비교하면 18.6% 늘어난 셈이다. 2016년 총 1268억 원 규모의 조합 4개를 신규 결성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17개 운용 조합을 통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투자하며 다양한 투자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 역시 2016년 벤처투자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탈로 꼽힌다. 2015년 46억 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던 이앤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711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대비 투자 집행의 증가세는 무려 1445.3%에 달한다. 신기술금융사업자인 이앤인베스트먼트는 주로 프로젝트 조합을 통해 제주반도체와 엔터메이트, GMR머티리얼즈, 투비소프트 등에 투자하며 활발한 투자행보를 보였다.

SBI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도 2016년 공격적 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탈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연간 총 975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신설된 7개 투자조합이 전년보다 22.0%(196억 원) 늘어난 투자 규모를 자랑했다. 2015년 620억 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던 KB인베스트먼트 역시 영우디에스피와 알테오젠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전년보다 29% 급증한 연간 8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2015년보다 30.4% 늘어난 782억 원을 성장성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 한 해 동안 6개 조합을 신규로 결성하며 투자 여력을 대폭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안정적 행보 나선 전통 강자 '주춤'

중소형 벤처캐피탈의 투자 약진과 달리 몇몇 전통적 강자들은 2016년 안정적 투자 행보를 택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 네오플럭스,KTB네트워크,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은 2016년 벤처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20~30% 가량 줄였다. 정부의 정책재원 투입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과도한 투자기업 인플레이션 탓에 안정적 투자 수익을 기대할 만한 투자 기업 찾기가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15년 연간 벤처 투자 1000억 원 돌파를 눈 앞에 뒀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634억 원만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투자규모는 전년보다 35%(346억 원) 감소했다. 에이티넘은 지난 6월 차세대 산업에 중점 투자하는 '뉴패러다임투자조합(약정총액 1000억 원)'을 결성한 후 바이오 의약품 개발업체 '레고켐바이오', 줄기세포연구기업 '강스템바이오텍', 모바일 보안 전문기업 '지란지교시큐리티', 데이터 분석 기반 모바일 마케팅기업 '에코마케팅'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하지만 프리IPO와 구주 딜이 많았던 전년의 투자 실적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2015년 969억 원의 벤처 투자를 기록했던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들어 626억 원의 투자만을 집행했다. 그로쓰 딜을 선호하는 투자 성향상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쉽지않았던 점이 예년보다 적은 투자로 이어졌다.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도 2016년 각각 203억 원, 433억 원만을 투자하는데 그치며 전년대비 44.3%, 10.28% 가량 투자규모가 감소했다. 2015년 기대 이상의 대규모 투자집행을 기록했지만 2016년 들어 인수합병(M&A)펀드 등 운요 투자조합 성격에 맞는 마땅한 투자처 발굴이 어려워진데다 상장 준비로 투자 여력을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바이오 투자 매력 '여전'…장비 및 부품소재 '부각'

2016년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바이오 분야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 받았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현재 바이오 업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연간 신규 투자규모는 3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과 비교하면 792억 원(25%)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한미약품 사태 등의 악재에도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기대감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외면받던 △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업종 등 이른바 제조 업종이 벤처캐피탈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것은 2016년 업계의 중요한 변화다. 2015년부터 회복세를 보였던 이들 업종들은 2016년 전년대비 각각 21%, 2% 가량 투자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제조업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들은 2017년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2차전지, 반도체 등 핵심 부품·소재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OLED 탑재 예고에 따른 수혜 기대와 반도체 업황의 회복 움직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화학 소재 기업들의 실적 상승 등은 벤처 투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조업종에 대한 기대를 이끌고 있다.

반면 바이오와 함께 투자 시장내 주목받았던 ICT분야는 점차 매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2016년 연간 ICT제조와 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46.8%, 13.1% 줄어든 778억 원, 3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와 유통서비스 분야는 연간 투자규모가 전년보다 20%이상 급감하며 눈에 띄게 부진한 모습이다. 유사한 콘텐츠와 서비스 기업의 난립으로 경쟁력 있는 투자처 찾기가 어려워 졌다는 점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6년 벤처 투자 시장에서는 예년과 달리 설립 후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6년 초기 기업에 대한 연간 신규 투자는 6788억 원으로 전년보다 300억 원 가량 늘었다. 투자 비중 역시 36.7%로 2015년 투자가 가장 많이 집중됐던 후기기업군을 뛰어넘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다양한 초기기업 육성 펀드가 잇따라 결성됐고, 초기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사이클도 점차 줄어들며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처 확대 역시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자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른 동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2016 벤처조합기준 투자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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