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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정책금융·리스크관리 균형 꾀한다 [2017 RM전략]시스템 재구축 주력, 신용공여·이행성보증 한도관리 강화 방침

김선규 기자공개 2017-01-17 08:32: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14: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은 리스크관리(RM) 전략에 있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창립 4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마디로 좌절의 시기를 겪었다. 그 결과 비싼 수업료를 들어 리스크 관리가 성장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진리를 깨우치고 리스크 관리 문화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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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중 수출입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본부장(사진)은 "수은은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과거 국책은행 역할론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정책금융의 기능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점을 찾아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가 설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양업 등 특정부문 여신에 대한 익스포저가 집중되면서 거액의 충당금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성동, 대우조선해양과 경남기업, 모뉴엘 사태까지 겹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태생적 한계가 있더라도 업황 전망이나 옥석을 따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지원을 나섰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 본부장은 "수은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 기업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180도 변화했다"며 "차주 및 한도관리 강화,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구축을 통해 리스크 관리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그동안 지적돼온 '실적 내세우기식' 금융지원의 폐해를 막기 위해 2015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한도관리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여신감리팀을 신설해 여신감리 업무를 중장기(PF/SF)여신 및 산업별로 확대했고, 중점차주관리를 통해 거액의 단일 익스포저나 특정 차주에 편중된 리스크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간 수은의 발목을 잡았던 이행성보증 관련 리스크를 중점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한도소진금액을 산출하는데 적용되는 할인율을 3년에 걸쳐 폐지(T/E한도, Total exposure한도)하거나 축소(신용여신한도)해 이행성보증 승인금액의 한도소진을 일반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인 50%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특정 기업·계열에 대한 여신편중을 제한하기 위해 동일인과 동일차주 여신 한도도 각각 40%와 50%로 축소할 방침이다. 수은은 지난 2012년 국내기업의 국외 대규모 사업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일부를 개정해 신용공여 한도를 완화했다.

동일인_동일차주 그래프 수정본

강 본부장은 "일부에서는 대형 프로젝트나 수주가 발생할 경우 금융지원 여력이 축소됐기 때문에 해당 사업 지원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며 "하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동일인(40%)과 동일차주(50%) 한도를 벗어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업규모별,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재무평가모형을 개선해 국내외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그 동안 약식으로 운영한 프로젝트 파이낸싱(FT) 신용평가체계도 새로이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과 조기경보시스템 활용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2015년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해 재구축한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은 부실화가능자산(대여금, 무형자산, 선급금 등), 운전자본, 현금흐름 등 부실 및 분식 위험과 상관관계가 높은 재무이상치 항목을 중점 분석한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도 예측을 높이고 보다 동태적으로 부실 시그널을 감지할 수 있도록 조기경보시스템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사실 수은은 신용평가 시스템 투자가 미흡했다"며 "하지만 현 경제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고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시스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상시적인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은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는 것이 환율이다. 자산 중 80% 이상이 외화자산이어서 환율 변동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달러화 등으로 표시된 해외 채권 비중이 높아 환율이 상승할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날 수 있어 BIS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강 본부장은 "지난해 수은은 환율 상승에 따른 BIS비율 하락을 우려해 5000억 원대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며 "BIS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지면 외화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BIS비율을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은의 BIS비율은 11.5%다. 연간 유지 BIS비율 목표치인 10.5%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 등을 고려하면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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